창세기 24장 63절 -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바라보고 낙타에서 내려 |
기억도 하지 못할 어린 시절, 세상 모든 부모들이 주고 세상 모든 아이들이 받듯 큰 사랑을 받으며 자랐지요.
어쩌면 그래서 나를 산 제물로 바치라는 큰 시험을 내 아버지에게 주셨는지 모르지요.
누구나 가장 소중하고 내놓기 아까운 것이 곧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우상의 올가미가 되는 법이니까...
한 때 위기도 있었지만 정말 늦게 얻은 아들에 대한 우리 부모의 사랑은 지극하셨지요.
믿음과 감사의 생활을 어떤 때는 좀 지루함을 느낄 만큼 두분 부모에게 보고 자랐지요.
당연히 색시도 믿음과 지혜가 뛰어난 여자여야 한다는 결정에 불평없이 따를 수 있었지요.
그날도 들판에서 먼 하늘과 땅의 소리를 들으며 묵상하던 중에 멀리서 오는 낙타를 보았지요.
많은 재물과 평안한 가정도 진작 주셨지만 진정 색시는 더욱 큰 당신의 선물임을 감사할수 밖에 없네요.
이쁘고 여자로 손색없이 내 외로움을 채웠지만 무엇보다 나그네를 대접하고 생명있는 동물까지 목축이는 마음때문에,
그럼에도 20년이나 되는 세월을 후손도 주지 않아서 얼마나 속을 태웠는지 몰라요.
건강이 나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밤을 그냥 보내며 지낸 것도 아닌데 얼마나 마음 고생하고 색시에게 미안한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다른 마음 안먹고 기다리게 해줘서 고맙고 서로 원망하며 싸우지 않고 지낸 것 다행이네요.
어떤 사람들은 내가 아주 복만 받고 태어나서 어려움 모르고 살다가 가는 것으로 쉽게 말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흐르는 물처럼 사는게 그냥 되는 법은 절대 없고 날마다 들로 가서 묵상하며 일생을 보내는 것 쉽지 않죠.
바람 부는 날도 있고 쌓이는 먼지로 짜증나는 계절도 이겨내고 무엇보다 사람들에 시달리는 갈등도 만만치 않았어요.
그럴듯한 보기 좋은 큰 집이나 소문 날만한 행사도 벌려서 이름을 남기고 싶은 충동도 많았지만
그럴때마다 아주 어릴 적 장작을 메고 모리아산 제단으로 올라가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비들을 넘겼지요.
부모님들이 보여준 생활의 본이나 지혜도 없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겁니다.
모든게 편한 것만은 아니네요. 늦게 얻은 쌍둥이 에서와 야곱이 걱정되기도 하네요
큰놈은 너무 몸이 시키는데로만 따라 씩씩거리며 살고 작은놈은 또 너무 영악하게 이익을 위해 수단을 안가리니
세상 모든 부모들 처럼 두놈을 섞어서 반으로 나눴으면 싶은 심정이네요. 맘대로 가르쳐지지도 않구요.
모든 일들이 그렇지만 내힘으로 미치지 않는 건 할 수 없이 누군가 할 수 있는 분에게 부탁해야겠어요.
두놈들이 서로 죽도록 싸우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시고 야심이 비록 지나치더라도 버림 받을 정도는 안되어서
위에서부터 내려온 삶의 이어짐이 끊어지지 않도록 부탁해요. 그 후손들이 어떻게 살지 혼란도 생기지 않도록 ...
'하늘가는 길 > 성경을 읽고 쓰는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서묵상8] 창세기 45장 2절 - 나 하나 고통의 길을 걸었지만! (0) | 2010.01.15 |
---|---|
[성서묵상7] 창세기 29장 25절 - 늘 서성거리며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0) | 2010.01.13 |
[성서묵상5] 창세기12장 1절 - 믿기 어려울 때만 믿으라시니... (0) | 2010.01.12 |
[성서묵상3] 창세기 4장5절 - 한때는 너무 억울하다 생각도 했어요. (0) | 2010.01.11 |
[성서묵상2] 창세기 3장 17절 - 아담의 부담감... (0) | 2010.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