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는 길/성경을 읽고 쓰는 편지

[성서묵상8] 창세기 45장 2절 - 나 하나 고통의 길을 걸었지만!

희망으로 2010. 1. 15. 21:56

 

 

 창세기 45장 2절 -  요셉이 큰 소리로 우니 애굽 사람에게 들리며 바로의 궁중에 들리더라

 

구덩이에 갇혀서 죽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두려웠어요.

팔려서 종으로 애굽땅에 가게 되었으니 살아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하나요?

한없이 아껴주는 아버지와 보드라운 살결이 아른거리는 동생과 작별도 못한채 생이별 하는 판에...

 

왜 형들의 단이 내게 절하고 해와 달과 열한별이 내게 절하는 꿈을 꾸게하셔서 힘들게하나요?

무슨 계획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알아들을수 있도록 진행해도 되잖아요.

때때로 사람들의 생각과 너무 다른 당신의 계획과 방식때문에 정말 힘들기도 하네요.

 

보디발의 아내건만해도 그렇네요. 한창 뜨거울 나이에 정말 뿌리치기 힘들었어요.

한번도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를겁니다. 다이나마이트 같은 청춘에 불꽃같은 여체로 달려드는 유혹을 참는게 어떤지,

이런 시험도 계획의 한부분인지는 정말 몰랐어요. 다시는 거치고 싶지 않은 과정이네요.

 

그래도 술 맡은 자와 떡 굽는 자의 꿈 해석은 정말 신났어요.

떡 굽는 자의 죽음이 안되었고 나중에 잊어버린채 2년이나 나를 감옥에서 썩게한 술 맡은 자가 미웠지만,

그래도 바로왕의 꿈을 해석하고 총리까지 되게 해주신 당신의 계획에는 정말 감탄과 감사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7년의 풍년, 7년의 흉년, 애굽으로 내려 온 형제들을 만났을 때 심장의 피가 거꾸로 도는 줄 알았어요.

나를 구덩이에 묻었다가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 내 손에 칼자루가 잡혔는데 계획은 다르다니...

더구나 뻔뻔하게도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곡식을 사겠다고 오다니!

 

참 이상한 일이 생기더군요. 만나서 얼굴을 대면하는데 왜그리 마음이 미어지고 불쌍한 생각이 드는지,

더구나 내 아버지와 꿈에도 그리던 동생이 굶고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측은함이 몰려오더군요.

아! 그래서 이 흉년에 많은 백성들의 배고픈 고통을 짐작하라고 내게 가족들을 주셨군요.

 

그래도 너무 쉽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형들을 맞을 수는 없었어요. 사람의 길에도 인과응보는 있어야 하는 법!

좀 뉘우치고 벌 받는 경험을 해야 앞으로 살 날들에 잘못이 없을거고 화해의 동등함도 생길거 아닙니까.

두어번의 누명을 통해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지낸 마음도 확인했고 아버지와 동생을 위하는 마음도 확인한게 다행이네요.

 

사랑하는 동생을 만났을때와 내가 죽은 줄 알고 살았던 아버지를 만나는건 기쁨이면서도 누르기 힘든 격정이었어요

지나간 긴긴 세월들의 아픔이 한꺼번에 다 떠오르는 감정이라니, 당신의 긴 섭리는 한편으론 감당하기 참 무거워요.

모두를 살리고 철저하게 속 뿌리까지 뜯어 고치는 당신의 장편 계획들 말입니다. 꼭 그런 과정을 겪어야만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요. 나 하나 잠시는 힘들었지만 완전히 복종을 할 수 밖에 없네요.

가족들은 물론이고  그많은 애굽과 이웃나라 사람들까지 긴 흉년에서 목숨을 건지게하시고, 가족간의 갈등도 풀게하셨으니!

이 땅이 모두 당신께로 돌아가는 마지막 그날까지 이 방법은 계속되겠지요. 부디 그 맡은 사람들이 잘 해내고 끝이 좋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