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 2550

몸 편하거나 맘 편하거나… 그게 안돨때

‘몸 편하거나 맘 편하거나… 그게 뒤바뀔 때’ 새벽 2시40분, 아내가 잠든 나를 깨웠다 ‘아무래도 이상해 ㅠ 침대가 축축해’ 그 말을 듣고나니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이불을 걷고보니… 사고가 생겼다. 소변주머니로 나가는 호스 이어진 부위가 빠졌다 이불과 아래 위 옷과 침대 시트며 온통 소변으로 젖었다 병원에서도 몇번인가 그런 일 겪었는데 이상하게 꼭 심야 새벽시간에 알게 된다. 이 시간에 목욕을 시키면 체력도 감당못하지만 심한 온도차이로 감기도 걸리기 십상이라 대개는 침대에 눕한채 목욕을 시키고 옷도 갈아입힌다 침대 시트를 이중삼중 다 교체하고 나니 새벽 3시반이다 그래도 이럴 때를 대비해 방수커버를 이중삼중 깔아서 더 큰 일은 막는 셈이다. 매트리스까지 교체는 정말 큰 일이고 돈도 많이 드는 일이기..

잘되었네?

‘잘되었네…’ 늘 할때마다 힘들다 생각은 하지만 유난히 더 힘들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내가 몸 상태가 안좋거나 아내가 아주 컨디션이 나빠서 몇번이나 눕혔다가 세웠다가 반복하며 씻기는 날이 그렇다 환자 목욕을 시키는 일은 그렇다. 특히 몸을 가누지 못하며 앉아 있기도 힘든 환자는 더 그렇다 병원생활을 하던 어느날 다른 날처럼 아내를 목욕시켜 병실로 돌아온 날이었다 땀에 범벅이 되고 지쳐 돌아온 그 순간 병실의 티비에서 슬픈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다들 혀를 차고 안타까워하는데 내 속에서 얼른 떠오른 말 한마디에 내가 하고도 놀랐었다. ‘잘되었네…’ 25년을 치매 할머니를 돌보던 할아버지가 자기마저 암에 걸려 더 이상 간병하기 힘들어 고민 끝에 아내를 질식사 시키고 자신도 죽으려고 했는데 발견되어 살아난 사건..

그게 뭔 대수일까요?

‘왜 안 섭섭할까요.. ’ 아침에 잘 보게되는 인간극장에 이번 주는 산청에서 쉼터를 운영하는 두 자매님의 이야기가 방송되었습니다. 언니는 30년 봉쇄수도원에서 수련하다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야하는 결단을 하고 나오셨고 동생도 비슷한 수녀원의 수도생활을 접고 같이 운영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회 방송인데 두 자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그럼에도 서로 마주 앉아 대화를 하고 돌아보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30년이나 수도생활을 한 수녀님과 비슷하게 수련을 한 자매인데… ? 평상시 얼마나 잘 지내고 서로 아끼고 손님들에게도 맑고 기쁜 얼굴로 늘 대해주던 분들인데도? 잠시 안타깝다 싶다가 또 다른 면이 떠올라 아내에게 중얼거렸습니다. ’그게 뭔 대수야? 평생을 섬긴다면서도 수시로 원망하고 등돌리고 ..

나는 믿는 걸까? 아는 걸까?

‘나는 믿는 걸까? 아는 걸까?’ 며칠 전 끝난 어느 드라마에서 대사 한 부분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겉으로 거칠어보이는 상사와 겉으로는 좋은 상사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심하게 자리 다툼을 하는 중에 출세를 바라는 중역 한명이 그 두 상사의 파워게임에 오락가락하며 줄을 탔다. 마침내 드라마가 끝이 나고 겉으로 보는 선입견과 다른 진실이 밝혀졌다. 중반쯤에 수세에 몰리고 억울한 누명까지 쓴 상태일 때 “너는 나를 믿냐?” 라고 겉은 거칠어보이는 상사가 물었다. 줄타는 중역의 그는 “저…그게, 그러니까” 하며 바로 대답을 못했다. “상황이 끝난 지금은?” 하면서 이전에는 왜 못 믿었냐고 물었다. “그때는 모든 게 안개속처럼 안보여서…” 문득 믿음이런 어떤 걸까?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보이는대로 믿다가 안믿..

알 수가 없는 것들

‘알 수 없는 것들’ 종종 알 수가 없어요 울고 나면 왜 마음이 편해질 때가 있는 지 못 이룬 것들이 그렇게 많아도 계속 살 수 있는지 배우자 한 사람에게 오래 사랑을 품고 살 수 있는 지 자녀가 미운 짓을 해도 해도 어떻게 안 미워지는 지 그 이유들을 알 수가 없어요 문득 궁금해지는 것들도 있어요 걷다가 땀을 식혀주는 바람을 만날 때 아름다운 노을을 감탄하며 바라볼 때 힘든 하루도 새 아침이면 사라지고 새 힘 날 때 수십년 긴 세월을 끼니마다 먹을 수 있었는데 그것들이 어디서 오는 지 알 수가 없어요 알 수만 있다면 알고 싶어요 험한 세상을 살다가도 좋은 사람 만날 때 죽을만큼 통증이 심한 질병에서도 회복될 때 많은 것을 실패해도 또 하고 싶은 게 생길 때 너무 외로워 울다가도 기도하면 달래질 때 그럴..

예수와 사람

‘예수와 사람’ 예수는 자신을 밝햐서 죽었다 진리가 무엇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가 왜 이 세상에 왔고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밝혔다 그래서 그는 죽었다 사람들에게… 밝히지 않은 예수도 죽었다 진리가 무앗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가 왜 이 세상에 왔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숨긴 채 그는 그냥 죽었다 자신에게… 사람들은 예수를 죽였다 진리가 두려워서 진리를 퍼뜨리는 자가 두려워서 그가 계속 그렇게 사는 것과 결국 세상이 어떻게 될 지 두려워서 그래서 예수를 죽였다 그래서 자신도 죽었다 어떤 사람은 예수를 살렸다 그가 누구인지 알았고 그가 말하는 진리를 알았다 그가 무엇을 할 것인지 알았고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도 알았다 그래서 에수를 품고 그를 닮아 갔다 그렇게 예수를 살려냈다 그래서 자기를 구했다 세상과 ..

자부심과 겸손이라는 두 개의 날개로

‘자부심과 겸손이라는 두 개의 날개로’ 모든 새는 두개의 날개로 날지요 물론 비행기도 좌 우 두개의 날개로 날지요 사람도 두 개의 날개로 삽니다 자부심과 겸손이라는 두 개의 날개로! 많은 잘난 사람들속에서도 우리는 아무도 우리를 없신여기거나 무시하지 못하는 오직 나만이 가지는 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누구도 대신 못하는 하나뿐인 울 부모의 자식 형제의 가족, 아이들의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그 자부심 없으면 우린 버러지가 됩니다 또 하나는 많은 얼핏 못나 보이는 이들 앞에서 우리는 하나도 더 큰소리칠 것이 없는 같은 사람이거나 어쩌면 더 못난 사람일수도 있다는 겸손을 가져야지요 내가 잘나서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나요? 내가 내 능력으로 숱한 사고와 질병을 피할 수 있나요? 내가 선택해서 태어날 나라와 부..

‘하고 싶은 말’ 책 출간 인사를 드립니다.

‘하고 싶은 말’ 병원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상황을 넘기며 늘 글을 썼습니다. 아쉬움, 불안, 근심, 슬픔, 아침에는 감사하며 시작했다가도 저녁이면 녹초가 되고 밤이면 잠을 못이루고 뒤척이곤 했습니다. 나에게 남은 미래는 무엇일까? 아내에게 남은 추락의 날들은 알면서 살기에는 또 얼마나 우울할까? 그런 감정과 생각에 많은 날들을 하루씩 보냈습니다. 그 무거운 마음을 마치 쇼생크탈출의 땅굴파기 모래를 종아리에 담아 운동시간에 마당에 버리듯 길을 걸으면서 덜어냈습니다. 때로는 모래가 아닌 가슴에 가득 찬 물로 숨을 못쉬어 남몰래 눈물로 버리고 오곤 했습니다. 그런 날에 도움이 된것은 글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과장하여 괴로워하지 말기, 힘든 일에 묻어서 감사한 일 뭉개기 없기 등등. 그 글을 모아 정리하고 우..

답을 몰라도 계절은 간다

새들일까? 나뭇잎들일까? 바람이 불어오면 하늘로 땅으로 나무를 떠나 날아가는 저들은… 어제는 걷기를 하다가 날아가는 새를 보았어요 지금 저 새는 자유를 누리는 걸까? 아니면 추운 겨울 하늘을 날며 배고픔과 외로움을 견디는 걸까? 답을 생각하다가 알았지요 정답을 몰라도 계절은 가고 삶은 계속 된다는 것을… (그림은 친구 이상희 화가님 작품 사진은 제 핸드폰으로 찍었어요)

날마다 하는 생각 하나가

사람은 사람에게 해결책은 못 된다. 희망도 구원자도 못 된다. 믿음의 대상도 못 된다. 그래도 사람이 다시 기운을 내어 살 수 있는 자리로 가기 위해 일어날 때 부축할 정도는 된다. 사람이 목적지 자체는 못되지만 어디로 갈지 고민할 때 이정표나 가이드 정도는 된다. 사랑을 담은 이웃은 될 수 있다고 성경은 말해준다. 서로 사랑하면 두려움을 내어쫓고 오래 견딜 수 있게 된다고… 우리가 오늘 너무 바빠서 너무 많은 사람의 친구는 되면서도 정작 꼭 필요한 사람의 단 한 명이 못 되는 안타까운 경우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잊지 않고 엉터리로 살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내 속에서 아주 작은 단위로 수시로 가지는 이 생각 하나가 씨앗보다 더 이전 단계의 생명과 건강과 장래를 결정한다. 날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