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누가 복 받은걸까?

희망으로 2018. 1. 1. 22:47

 

 

 

<누가 복 받은걸까?>

 

“할머니 연세가 어떻게 되요?”

“몰라요!”

“에잉? 나이를 몰라요?”

 

농담이거나 놀리는 말인줄 알았다.

같이 걸어가던 손주가 말했다.

 

“울 할머니는 출생신고를 안했었대요. 그래서 나이를 몰라요”

“아하...”

 

그럴 수 있겠다.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깊은 시골 출생신고도 없는 어린시절부터 나이를 세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그 할머니는 가난해서 평지에 밭을 가질 수 없었다.

그래서 무척 먼 길을 걸어 비탈진 산을 올라가서야 밭을 경작할 수 있었다

화전으로 큰 나무를 없애고 각종 작물을 심었다.

그 먼 길을 날마다 걸어 오갔다. 그것도 비탈진 산을 오르는 코스.

그러니 할머니의 건강이 얼마나 단단해졌을까.

문명이 먼 시골에서도 가난한 살림이 반드시 나쁘지만 않았다.

오염되지않은 청정지역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삶

큰 욕심없이 가족을 먹이고 돌보는 사랑만이 전부인 삶.

 

우린 너무나 많은 부유한 환경속에서 상대적으로 너무나 가난을 느끼고

너무나 분주한 환경속에서 너무도 외롭고 살벌하게 살아가고 있다.

누가 복 받은 삶일지 애매해졌다.

 

- 라오스를 담은 다큐멘터리 세계테마기행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