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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연습

희망으로 2017. 12. 20. 12:20
<독거노인연습>

“장래계획이 뭐야?”
“...음, 독거노인요!”

물론 농담이 절반은 섞인 답이었다.
그 나머지 절반은... 어쩌면 진담이고.
연애포기 결혼포기 취업포기 집장만포기... 등등
3포 5포를 넘어 7포니 어쩌니하는 포기목록들이다.

“그냥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자고싶을 때 자고!”
“자식들 걱정 부부 싸움도 안 해도 되고 그러다 가는거지요 뭐”

독거노인의 장점을 늘어놓으며 웃지만
오죽 암담하고 오죽 힘들면 그럴까? 
그래도 명색이 푸를 청 푸른 춘을 의미하는 청춘인 젊은이들이 그런다.

그러고보니 나도 본의 아니지만 이미 독거노인예비연습중이다.
한평도 안되는 공간에서 살림 놓고 사계절 산지도 벌써 10여년째,
잠자리는 폭 60센치 길이 170센치 보조침대만 사용했다.
생활비 최소한도로 버티기도 할만큼은 하며 살았고
온갖 문화생활 사교계 발 끊고도 좌절않고 살아냈다.
이만하면 이제 연습은 충분하고 실전으로 들어간대도 뭐 적응할거다.

그런데... 아무리 다시 다시 예상해봐도 자신 없는 거
곁에 사람없이, 특히나 사랑하는 배우자 없이 사는건 정말 울컥한다.
상상만으로도 우울해진다.

‘독거노인말고... 쌍거노인? 그런걸로 가면 안될까?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