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자화상>
비가 내 마음처럼 온다.
알맞게 오는 경우는 가끔이고
지나치게 쏟아지거나 턱없이 모자라게 오거나.
딱 내 마음 수준이다.
조절이 잘 안 된다는 점에서...
바람에 실려 올 때는 더욱 그러하다
어디서 시작되는지 근원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는 더 모르는 채로 날린다.
변덕스러워 누군가를 애먹이기 딱 좋은.
고분하지도 않고 예상 못한다는 점에서...
이런 나라도 쓸모가 있다고 사용하신다.
이런 내 모양도 괜찮다고 품에 안으신다.
무엇인가 자라는데 보탬이 되고
어디에 필요하다면 감지덕지 고맙지.
바람을 타고 비가 휘날린다.
새벽부터 쏟아지는 비가 그칠 줄도 모르고
내 맘을 닮아 보여 민망해서 욕도 못하겠다.
누가 가뭄 걱정 덜겠다고 좋아한다.
덕분에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
비처럼 바람처럼 사나운 내 심보를 감추고
“자알~~온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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