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진눈깨비 얻어맞다

희망으로 2011. 3. 28. 16:15

종종 걸음으로 우체국 가는 길

봄날에 때 아닌 먹구름 진눈깨비


우산가리고 무심코 건너는 횡단보도

유치원아이 하나가 서 있다

반쯤 건넜는데 아차! 빨간 불...

나머지 절반은 초록불로 구사일생

내 얼굴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아프리카 신생아 털모자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어여쁜 처자

아 멀쩡한 여인네와 커피도 마시고

삼겹살에 소주도 한잔하고

바람나고 싶다는 주제 안 맞는 충동


아프지 않은 보호자는 계단 사용바람

탁탁탁 오르 내리는 건강한 사람들

내 안사람은 언제 봄나들이 같이 가줄려나

말도 못 꺼내보는 언감생심

바둑돌만한 진눈깨비 덩어리에

머리통 되게 맞고 정신 번쩍 들어야겠다


삼월 스물여더렛날 

진눈깨비가 가슴 멍들게 때리며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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