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라지요
애쓰고 땀 흘려도
때론 손아귀에 힘줄수록 빠져 나가는 모래같이
그런 날도 있더라는 씁쓸한 기억
그냥 두라지요
맑은 날은 하늘이 너무 파래서
흐린 날은 하늘이 너무 어두워서
서러움은 이유를 불문하고 오기도 하더라는
분명 밖에 있지 않고 속에 있는 무엇도
그냥 두라지요
펼치는 신문마다 붉으락
들리는 뉴스마다 푸르락
세상이 어찌되려나 종종 무언가를 못하는
부자나라 민주국가 국민스트레스도
그냥 두라지요
바란적 없고
설마 나에게야 오랴 오지랖 배짱부리다
덜컥 쓰나미처럼 덮친 큰 질병을 안고
이제사 인생이 무언지 살피는 지각공부도
그냥 두라지요
하늘은 하늘로
땅은 땅으로
아이들은 아이들로
누가 오고 가는 상관없이 늘 있고
우는 사람 웃는 사람 구별없이
오늘은 영원히 오늘로 오는데
그냥 두라지요
아무리 애쓰도
아무리 비워도
분명 올라가도 내려가는 제주 어느 오르막처럼
그렇게 시야착각을 일으키는 삶인데
그냥 두라지요 뭐 어쩌겠어요
때론 눈 감고 갸웃거리며 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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