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받고, 3일 더?
무슨 카드 놀이 하는 것 같지요.
다시 찾아 온 재발로 3일 스테로이드 주사 처방을 받고
병원에서 병원으로 3일간 출퇴근 하며 주사를 맞았는데 잘 회복이 안되네요.
3일 또 추가로 스테로이드 주사 처방을 받아 5일째 주사를 맞는 중입니다.
불안감도 몰려오고 머리와 어깨로 통증은 심해서 밤새 잠도 못자더니
아침부터 눈물로 얼굴 화장을 하네요.
결국 분위기만 험해져서 아침밥도 굶고 병원을 나섰습니다.
정말 어지간하면 아침을 굶지 않고 물에 말아서 마시는 한이 있어도
끼니를 찾아 먹었습니다.
어른 두 사람이 한사람 식사 나오는 것도 날마다 남겨서 내 보낸지 한참 되었지만!
느닷없이 장애인 시설로 가서 중증 도우미 도움을 받으며 혼자 사는 길을 묻지 않나...
왜그러냐고 했더니 식구들 다 힘들게하는게 맘에 걸리고
무엇보다 남편을 자유롭게 풀어주겠다나 뭐라나??
그래서 뭐라고 했느냐고요?
한마디로 잘랐습니다.
여기서 10분만 가면 한강인데 핸들 조금만 돌리면 한시간 안에 모든 고통도 끝나고
걱정거리 하나도 없게 된다고! 그렇게 해줄까? 라고...
그렇지만 죽는날까지는 사는 길 밖에 없고,
죽는 길을 선택할수도 있지만 사는 쪽을 스스로 선택해서 지금 사는 중이라고!
그러면 좀 어른스럽게 참고 죽을 때까지는 오기로라도 살자.
자꾸 우울한 상상을 하고 자기 수렁을 자기가 파면서 빠져들면
겨우 벗어났던 환청 환각의 악몽으로 다시 빠져들수밖에 없다는걸 말했지요.
그 험악했던 기억을 다시 더올리는것만으로 몸서리가치는데...
말로야 무엇인들 해결 못하겠습니까.
말로야 무엇이 옳은지 모르겠어요.
말로야 어떤 무거운 마음도 통증도 못 참겠어요.
말로 한다고 되는 거 아닌줄 나도 압니다.
당사자인 아내가 그러고 싶어 그러겠어요?
우울하고싶어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있겠어요?
나도 알지만 그렇다고 어쩌라구요?
정말 그러다 농락당하고 끌려다니며 몹쓸 꼭두각시 노릇하다가 끝이라도 나면,
그러다가 정말 누군가가 하나님앞에서 어깨 힘주며 히죽거리면서
거봐요! 믿음? 인내? 별볼일 없잖아요! 하는 꼴을 보기라도 하게되면 분해서 못참을텐데,
............
(지금은 암센터 주사실 침대입니다. 두시간을 지나 세시간을 향해 갑니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우회 한 분이 알고 찾아와 주셨습니다.
어제는 내내 옆에 오셔서 말동무 해주셨고 오늘도 전화를 두 번이나 해주셨어요.
본인도 눈의 재발로 응급실거쳐 8층에 입원해 계시는 처지에 밥이라도 먹고가래요.
밥 사준다고 어제 저녁엔 주차장까지 따라오셨어요.
참 고맙고 마음이 따뜻한 분입니다.
이 와중에 또 어려운 분을 통해 무거운 마음을 달래주시네요. 하늘 아버지께서!
아무리 투정을 부려도, 죽네 사네 속을 썩혀드려도 챙기시는 고마운 아버지...,
그래서 오늘 주사 끝나면 1층에서 빵이랑 커피라도 같이 한잔 할 계획입니다.
여기 병원 식당은 환자복 입은 사람과 휠체어 탄 사람은 안 받아주는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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