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는 길/예수님과 함께 가는 길

사랑하는이에게 주는 가장 아픈 상처는??

희망으로 2011. 1. 31. 00:55

 

자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둘째아이가 울면서 나를 찾았다.

여섯-일곱 살 때의 모습으로 아빠가 보이지 않아

걱정했다면서 나를 찾아온 꿈,

 

...마음이 아프다.

꿈 인줄 깨어나서 알면서도 자꾸 눈에 어른거리고

품에 안고 미안하다 이젠 괜찮다! 해주었는데도...

 

시계를 보니 밤 1140,

아이에게 전화를 해보기는 좀 늦은 시간이다.

그렇지 않아도 어제 밤 같은 하사관 교육중인 동기들에게서

먼저 교육이 끝난 선배들 송별회식을 해주어야한다고 불려갔는데

아직 연락이 없어 궁금하던 참이었다.

 

혹시 회식이 지나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잠을 청해도 자꾸만 맑아지는 정신이 아무래도 그냥자기는 틀렸다.

하여 할 수 없이 문자를 보냈다.

 

아무 일 없이 잘 들어갔니?’

잠시 기다려도 답이 안 온다.

또 한 번 더 보냈다.

자다가 네 꿈을 꾸었는데 무슨 일은 없는지 궁금해서...’라고,

 

잠이 들은 걸까? 아님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안 그래도 병원에서 나갈 때 어디서 잘 건지,

몇 시에 끝나는지 인증 사진을 보내라,

곁에 있던 집사람도 거들었다.

사진만 가지곤 안 되니 영상통화를 하자!

괜히 젊은 기분에 이상한 데로 가면 안 된다!

그러면서 웃기도 했다.

 

물론 우리는 아들을 믿는다.

하지만 군대문화가 그리 마음 놓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아들은 걱정마세요! 저도 그런데 가는거 자체를 싫어하니까요!’했다.

그런데 아직 연락이 없으니...

 

잠시후 전화가 걸려왔다.

둘째아들이다. 반가웠다.

최소한 사고는 없겠구나!’하는 안도가 들었다.

연락 못해서 죄송합니다. 부대에 잘 들어왔으니 걱정마세요!’

밝은 목소리를 들으니 모든 염려도 사라지고

한편으론 마음이 울컥하니 약해진다.

 

미안하다 잠을 깨웠구나.

니가 울면서 날 찾는 꿈이라 불안했다.

아무래도 아빠가 늙어가는 가 보다 어서 자라!‘

그러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한밤중의 해프닝은 끝이 났다.

 

그런데 여전히 잠은 오지 않고 달아 나버렸다.

십분 이상을 엎치락 거리다가 일어나 앉아서 오늘 낮 주일예배 때

불렀던 찬송가를 떠올렸다.

안 그래도 종일 그 가사가 나를 붙잡고 울리더니 기어코 이 밤까지 그런다.,

 

찬송가 283절의 뒷 부분

<- 우리 맘은 연약하여 범죄하기 쉬우니

하나님이 받으시고 천국인을 치소서 >

 

우리 맘은 연약하여

우리 맘은 연약하여...

예배 중에도 이 가사가 맘을 울컥 눈물 나게 해서 참느라 힘들었다.

자꾸 이 가사가 가슴을 후벼파고 들어 왔다.

우리 맘은 연약하여 범죄하기 쉬우니...’

 

그렇다 정말 우리 맘은 연약하다.

일부러 하나님을 괴롭히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아예 악한 맘으로 작정하고 하는 것도 아닌데도

숱하게 자주 범죄에 빠져서 하늘 아버지를 괴롭힌다.

아니, 상처를 자꾸 드린다.

 

마음이 연약하여 유혹을 부리치지 못하고,

마음이 연약하여 질투를 이기지 못하고

마음이 연약하여 탐욕을 뿌리치지 못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인들 왜 하나님이 먹여주시는 걸 모를까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보살펴 주시는 걸 모를까!

그럼에도 마음이 연약하여 조금만 목이 말라도 참지를 못했다.

뒤에서 누가 잡으러 온다는 소문만 들어도 무섭고 견디지 못했다.

그래서 수시로 불평이 나왔고 공연히 죽게 되었다고 떼를 부렸다.

마치 지금도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처럼...

 

그러나 가장 마음 아프게 미안하게 떠오른 건

아버지께 상처를 안겨드린 내 못된 불신이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심한 상처를 남기는게 무엇일까?

맨 날 뭘 해달라고 떼를 쓰는 것?

춥다 배고프다 쉴 새 없이 뭘 해달라 피곤하게 만드는 것?

말 안 듣고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바람 맞히는 것?

다 맞을 수 있지만 가장 상처를 주는 건 이런 경우일거다.

무지 힘들거나 고통에 빠졌을 때

전혀 의논도 의지도 하지 않으면서

 

넌 내게 아무 도움도 안돼! 넌 믿을 수 없어

그러면서 상대를 불신하는 것이 아닐까?

넌 내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면서 무시하고 기대도 안할 때,

그때야말로 참으로 가슴이 아플 것 같다.

안 믿고, 좌절하면서도 손도 안 내밀고, 무시하는 태도!

 

내가 얼마나 자주 하늘아버지께 그랬나 돌아보니

...아예 손으로는 꼽을 수도 없이 허구헌 날 그랬다.

직장이 어려워져서 그만둘 때나 집사람이 아파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엄청 큰일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아이들이 속상하게 할 때조차 난 하늘아버지를 무시하고

아무런 해결책도 위로도 못주실 분처럼 밀어놓았다.

걸핏하면...

그러니 그때마다 얼마나 내가 미우셨을까?

그럼 니 맘대로, 니 힘으로 어디 해봐라! 하고 내버려두고 싶으셨을거다.

그럼에도 또 내가 불쌍하여 모든 어려움 절벽 끝에서 구해주셨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마음 상하게 해드린 내가 참 밉다.

 

-우리 맘은 연약하여 범죄하기 쉬우니

하나님이 받으시고 천국인을 치소서

 

제발 제 마음을, 연약한 제 마음을 받으시고 범죄에서 구하여주소서!

하나님께서 천국도장을 제 온 몸과 맘에 꽝! 찍어주셔서

불의하고 악한 영으로부터 손도 못대게 좀 해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