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는 길/예수님과 함께 가는 길

성탄 전 주일에 부른 '그 맑 환한 밤중에...'

희망으로 2010. 12. 19. 13:55

성탄을 앞 둔 주일예배를 드리면서...


(1)

'...이 슬픔 많은 세상에 큰 위로 넘치고 온 세상 기뻐 뛰놀며 다 찬송하도다'

예배중에 부르는 찬송가의 한 구절이 목이 메이며 서럽게 가슴을 친다.

만약에 예수님이 이 땅에 부자집이나 왕궁의 자손으로 태어나서 고생이라곤 모르며 살다가 장수를 하고 하늘나라로 가셨다면? 아무리 똑같은 성경의 말씀을 남기셨다고 한들 그것이 2천년을 넘어 지금도 각사람에게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와닿을수 있었을까? 하나님과 마리아만 아는 성령으로 잉태된 사실은 믿음이 없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단지 사생아로 보일 수도 있다.

여행중 호텔도 잡지 못하는 넉넉치 못한 형편에 말 구유간에서 태어난 출생수준도 그렇고, 이리저리 도망다니며 자라다가 또 훌쩍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세상을 떠돌고 돌아온 경력이며 20평 집도 한채 없고 번듯한 사무실도, 뒤를 밀어주는 빽도 혈연도 학연도 재산도 없는 가난뱅이...
툭하면 거지와 병자와 세리들, 심지어 창녀와 문둥병자들까지도 어울리고 대답을 섞으며 사신 행적이라니...


(2)

이곳 병원을 찾아와 예배를 인도하시는 선교회의 두 여자 목사님!
한 분은 수차례 죽을 만큼 힘들고 큰 수술로 만신창이가 되셨고, 어떤 때는 병원의 환자가 먼저 돌아가실지 그 목사님이 먼저 돌아가실지 장담을 못할 정도로 심각하신 병 상태를 왔다갔다 하신다. 그런 상태로 한 주 한주를 끌고 가신다.

오늘도 거의 진땀을 얼굴로 옷속으로 다 흘리시며 버티고 서셔서 말씀과 축도만 하시고 주저앉으신다.소원이 예배인도하고 말씀전하다 돌아가시는거라고 늘 입에 달고 사신다. 그렇게 만나고 같이 보낸지가 벌써 12개월! 1년을 꽉채웠다.
다른 한분은 얼마나 기도가 세고 절절한지 자주 몸도 맘도 약해진 분들을 울리신다. 오늘도 기도 중에 이런 기도를 하셨다.

'하나님! 올해 시작할때 제발 올해는 자리에서 일어나게 해주시고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는데 아직 그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네요. 정말 일어나고 걷고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지치지도, 포기하지도 말게 해주시고, 그렇다고 조급하게도 마시고 내년에도 이 기도를 드리고 믿으며 가게 해주십시오!'

마침내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아내는 눈물을 주르르 흘리고 말았다.
'...어떻게 윤목사님은 그렇게 남의 맘속을 꼭 집어서 보시듯 기도를 하시는지....'라면서!


(3)

예수님은 그렇게 출생부터 성장과정, 남은 생애까지 변함없이 사셨다.
가난하고 병들고 버림받은자들과 함께, 죄인으로 지목받아도 속죄제물을 살 돈도 없어 죄인으로 평생을 살아야할 사람들과, 사람에게 숨겨진 원죄의 속성으로 늘 사탄의 시험에 농락당하며 육체와 욕심을 따라 살다가 몸과 영혼이 만신창이가 된채로 허무해진 이들을 용서해주시며 새 힘으로 살 용기를 주셨다.

세상 권력자들과 탐욕의 집단들이 자신들을 지키기위해 사정없이 몰아세운 누명들을 고스란히 받으면서도 변명도 저항도 버린채로 죽음까지 몰려 말도 안되지만 진짜로 죽으신 분!

...왜 그러셨을까?
왜 이 세상을 그리 천하고 무능력하도록 가난하게 내려오셨을까?
왜 그렇게 혹독하고 고단하도록 떠돌며 사시다가 비참한 패배처럼 보이도록 돌아가셨을까?

그러나 그 덕분으로 우리는 가난하지만 희망을 가지게 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가 귀신들고 병든자들과 함께하시며 고치시고 용서하셨기에 우리가 든든해졌음을 고백할수밖에 없다.
그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죄인과 멀리하는 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셨기에 우리도 외로움을 덜고 설레이는 기대를 가지고 살게 되었다.
부자로 태어나고 권력을 가진 가문에 태어나서 배움도 많고 무엇하나 꿀릴게 없는 사람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예수 없이도 잘 살것처럼 잘 지내닌까.
겉으로는...


(4)

이전 암센터에서 오랫동안 예배를 드릴때도 인도하러 오시는 병원선교팀의 목사님이 계셨다.
그런데 그 목사님도 20대 중반에 암 말기 진단을 받고 그 나이에 체중이 30키로 중반을 오르내리는 사경의 직전을 헤메였다고 한다. 병원에서 임종을 준비하라는 선고도 여러번 받았을 정도로,
그럼에도 살려주시면 평생을 주의 일을 하며 살겠다고 기도하셨고 정말 새 생명을 받으시고 병원 선교생활을 하신지 40년이 넘어가신다고 했다.
그러니 환자들의 절망감과 죽고싶은 충동들에 대해서 너무 생생하실정도로 알고 계셨다.

말씀 한마디도 허튼 발린 말이 없고 위로 한마디도 힘이 넘치셨다.
그렇게 죽을 만큼 힘들고 세상 모든 대상들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게 하시고 새로 살리셔서 하나님의 일을 하게 만드셨다.
많은 분들이 그런 과정을 겪으신다. 진정한 하나님의 일을 할 사람들은 그런 과정을 겪게하시고 그 체험으로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신다.

아내와 같은 병을 먼저 아프고 지금도 치료중인 착한 사람이 한명있다.
병원에서 의사가 지어준 유리공주라는 별명을 달고 사는 아내보다 십년은 어린 자매님이다. 몇년을 침대에 누운채로 희망도 없이 눈물과 고통으로만 살다가 간신히 기적처럼 회복이되어 지금도 불안하고 수시로 아파하면서도 사회생활을 해내는 이쁜 분이다.

그런데 암센타로 그 힘든 몸을 끌고 문병을 왔었다. 용기를 내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살라면서! 자기도 캄캄한 터널을 지나 이제 희망은 붙들고 살 정도가 되었지 않냐고 하면서 위로를 해주었다.
그 분의 권유로 아내도 치료받기 시작했고 급박했던 내리막길이 어느 정도 끝나고 밝은 생명의 가닥이 보일정도로 좋아지게 되었으니 어떻게보면 사람의 눈으로는 우리 가정을 구해준 은인이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 뒤로 수시로 전화를 주고 힘들때마다 위로를 해준다. 자기도 그 과정을 겪었노라고, 그리고 지금 나아졌으니 회복될수 있다면서!
그리곤 달마다 맛있는 것 좀 사먹고 기분 전환을 하라고 언니, 언니 하면서 통장으로 밥값을 꼬박 넣어주고 있다. 어쩌다 한달을 걸르면 다음달 미안하다며 두 달치 밥값을 송금시키곤 한다 아직까지도...
돈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 마음을 평생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던 나는 감동을 받았다. 단지 같은 병을 아파보았다는 이유 하나로, 단 한번 밖에 얼굴을 본적이 없는 사람사이인데!


(5)

'...이 괴롬 많은 세상에 짐지고 가는 자 그 험산 준령 넘느라 온 몸이 곤하나
이 죄악 세상 살 동안 새 소망 가지고 저 천사 기쁜 찬송을 들으며 쉬어라'

112장 찬송가를 부르며 결국은 눈물이 맺혀 다 부를 수가 없었다.
온 몸이 곤한 나를 위해 천사의 찬송을 들으며 쉬라시는 위로의 노랫말...
간 밤부터 닥친 몸살 감기로 오한이 나서 이불을 두겹 세겹을 덮고 잠바를 입은채로 초저녁부터 누웠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맞은 이 안식일에 예배를 드리러 내려가나 마나를 머뭇거리다 병실마다 부르러 온 그 목사님의 호출 소리를 듣고 기어코 내려갔다. 예배를 드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필 말씀도 '그리스도가 내 안에 있으니 죽음도 유익이라!'는 빌립보의 구절이었다.

그렇다. 내 속에 그리스도만 계시다면 죽음도 유익할지도 모른다.
그 아픈 여목사님의 소원대로 말씀을 전하다 불려가시고, 그 신앙을 본받은 후배들이 또 그렇게 살고 아팠던 사람들이 믿음의 자리에 굳게 서서 살다 가는 죽음은 분명 유익이리라! 우리를 돌보시고 위로하신 예수님이 누구보다 본을 보이지 않으셨는가.

스스로 죽음의 끝까지 거부없이 당하시고 다시 일어나셔서 영원한 소망이 되신 것처럼 살아서도 예수님처럼! 죽을 때도 예수님처럼! 다시 사는 것도 예수님처럼!!
아내와 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포기하지말고 조급하지도 말고 좀 더 나가자 다짐했습니다. 2011년은 다시 새롭게 희망의 한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목이 아프고 잦아지는 기침 여전한 오한을 끌어안고 중얼거려봅니다.

'그리스도가 내 안에 있으면 죽음도 유익이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있으면 죽음도 유익이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있으면 죽음도 유익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