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시민광장 모금에 감사를 표하며!

희망으로 2010. 11. 2. 23:52

희망으로  

정말 고맙고 한편으로는 송구합니다.
모든 힘과 비용을 한곳에 모아 사람사는세상을 만드는 일에 쏟아도 부족할 상황에
다른 곳에 분산시키게 하였으니 미안할 따름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을 공적인 모임에서 노출하지 않으려고 애를썼지만
나도 모르게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말았습니다.
특히나 제가 소속했던 시민문학광장이 말하기 쉬웠고,
그러다보니 솔향님과 몇분들에게 상세하게 들통이 났습니다.
결국은 저를 돕고싶어서 혼자 힘으로 늘 찾아주다가 널리 알리신것 같습니다.
제가 무슨 공으로 이런 복을 받을 자격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전체 공지로 모금해서 힘을 주신 것에 누구보다 집사람이 놀랐습니다.
그동안 허구헌날(?) 시민광장을 붙들고 씩씩거리다가 벙글거리는 저를
이해하기 힘들어하던 아내가 많이 감격한것 같습니다.
아내는 이름만 올려놓고 별로 활동을 안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전투적인 성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어서...

그런데 친인척 가족도 멀어지는 시점에 계속 병문안과
필요한 것들을 보급해주시는 과정을 보면서 저를 인정해주는 것 같습니다.
쓸데없는 삶은 아니었구나! 뭐 그런것,

아무튼 고맙습니다.
혼자서 고민하던 너무도 큰 걱정거리를 덜어주신 것도 감사하고,
그보다 열배는 잊을 수 없는 마음들을 감사합니다.
이 과정이 예시가 되어 시민광장이 결코 시비나 거는 불순집단이 아님이 인정 받았으면 좋겠고
우리가 싸우다가 닮아가는 비인간 전투형 로봇으로 가는 덧에 걸리지 않기를 빕니다.

우리 가족들도 지금보다 좀더 나아지면 열심을 다해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꺼이 기쁜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