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급기 6장12절 - 모세가 여호와 앞에 아뢰어 이르되 이스라엘 자손도 내 말을 듣지 아니하였거든 바로가 어찌 들으리이까 나는 입이 둔한 자니이다 |
어떤 때는 속상하기도 합니다. 왕자의 신분에서 하루아침에 사막의 양치기로 전락이라니...
차라리 처음부터 노예의 가정에서 자라게해주던지 아니면 끝까지 왕자로 가게 해주어야 맞잖아요?
그것도 내가 무슨 욕먹을 만한 짓을하거나 너무 모자라서 쫏겨난 것도 아니고 약자를 돕는다고 하다가 그런거니...
남들보다 죽지도 않고 왕궁에서 잘지냈으니 행운일수도 있으니 그건 그렇다치고 새삼 왜 돌아가라고 하나요.
40년이나 사막에서 모래바람 마시고 익숙하게 적응도 했고 이쁜 처자식도 생겨서 그럭저럭 살만한데,
구할거면 진작 구하시지 얼마나 긴 세월을 천민 노예로 힘들게 지내게 하고선 새삼 해방시켜라! 라고 하시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오랫동안 노예로 살면 노예근성이 몸에 베어 좀 밉살스러울 때도 있고 진짜 못나지기도 한다니까요.
내가 지들 동족을 구해주었는데 고맙기는 커녕 대드는것 보았잖아요. 그런 몰상식한 민족을 뭐 값지게보시는지,
기껏 탄탄대로 보장된 왕자의 길도 쫏겨날 수 있는 위험을 무릎쓰고 옳은 일 좀 해본건데 후회만 되게...
하긴 내가 좀 영웅심도 앞서고 잘난척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고는 못해요. 내 기준이 반드시 옳은 건 아닌데,
그들이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몸에 베인 생존의 방식때문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도 잘 이해못한게 맞아요.
그래도 좀 고마워해주고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이렇게 서운하지는 않을 텐데...
가라고 하니까 가고, 왕에게 목숨내놓고 요구하라니 하는데요. 문제는 정작 저 백성들이 내말을 믿어줘야죠.
누가 너보고 그런거 하랬는냐, 정말 당신이 시킨거 맞냐 어떻게 믿어! 이러니 바로왕은 더 안믿지요.
웃으며 농락이나 안하면 다행이겠어요. 재들도 안믿는데 나보고 믿으라구? 이러면 뭐라고 하냐구요...
당신도 참 속터지시겠어요. 저렇게 밴댕이 속 같고 믿음도 감사도 모르는 백성을 내 새끼들이라고 맨날 애쓰자니,
데리고 나와도 가는 중간에 잘 따라줄지도 정말 고민이네요. 하긴 그건 아직 닥치지도 않은 이야기이고,
조금만 불안해도 바로 따지고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니 좀 확실한 징표로 빠르게 일을 처리하도록 해줘요.
사람이 가진 것을 내놓는게 정말 힘드는건가보네요. 그 센 재앙들이 연달아도 버티는 왕을보니,
결국 아들을 잃고야 손들기는 했지만 많은 걸 느꼈어요. 저렇게까지 고집스레 욕심내고 살지는 않아야겠다! 그런거,
이제 나가기는 하는데 뒷일은 정말 더 복잡하고 고단한 길이 되겠네요. 부디 잘 좀 고쳐가며 끝까지 가게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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