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끝에 가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라는 낙서가 있단다. 그런데... 그 옆 어딘가에 이렇게 써놓은 글도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부터 시작이다!’ 라는 글. 누군가에게 끝이라고 보이는 곳이 반대로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구나 싶다. 살다가 벼랑으로 몰려서 뒤로도 못가고 앞으로도 못가는 위태롭고 그러면서도 슬픈 순간이 오기도 한다. 살지도 죽지도 못하면서 버틴다고 표현하는 그런 시간들. 생명이 잔인한걸까? 아님 시간이 잔인한걸까? 수저들고 밥먹을 의욕도 기운도 없는 상황에도 밤이 가면 아침은 또 오고 여지없이 하루는 시작된다. 어쩌라고... 죽지 않으면 살기 시작해야 한다. 배 아프니 화장실도 가야하고 목마르니 물도 찾아 마시고 누군가 오라 가라 하고 말붙이니 대답도 해야한다. 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