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내 안에 머무는 것들

사진일기73 - 아무도 모르게한 이유는 뭘까?

희망으로 2025. 2. 15. 06:53

‘아무도 모르게 한 이유는 뭘까?’

성탄절이 가까운 어느 비오는 날 밤
유일한 어릴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암 판정을 받았어 친구야”

사지마비가 된 아내를데리고
여러 병원을 떠돌며 살 때
잘 이겨내라고 돈을 보내오던 친구다

“어쩌다… 어느 정도야?”
“흑색종 피부암이라고 좀 심한가봐”

나에게 기도를 부탁하며
친구는 지난 세월을 회상했다
일에만 몰두한 인생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랬을 것이다.
국내 톱 건설회사의 상무자리
몇년씩 외국에서 지내기도 했다니…

어릴때 성적을 경쟁하며
오래동안 객지에서 고생하는 나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내오던 친구

그러나 몹쓸병은 노력과 상관없었고
친구는 결국 세상과 가족을 남기고
심지어 우리보다 먼저 떠났다

나보다 많이 배우고
나보다 많이 성공해서 잘 나가던 친구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아직도 단정할 수 없는
사람의 일생이 낯설기만 하다
순서를 모르게한 신의 속셈은 뭘까?


사진일기73 - ‘아무도 모르게한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