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에도 겁이 나는 사람’
어느 시인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는데
난 창밖을 지나는 겨울바람소리에 겁이 났다
이번 겨울도 안굶어죽고 살아날 수 있을까?
그때 스무살에는 그렇게 춥고 두려워하며
떠돌이로 사는 불안한 일상이었다
누구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는 삶을
소원하며 겨울 얼음처럼 맑게 사는데
난 생존에만 목을 매는 시절을 보내야했다
이제는 배고픔대신 외로움을 두려워하고
여전히 부끄러움 없는 삶보다
아프지 않는 삶이기를 빌며 산다
날마다 아침을 맞이하고 밤을 보내기를
나도 모르게 목을 넘어가는 작은 생선가시가
무사하기를 조심스러워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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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71 - ‘겨울바람에도 겁이 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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