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태풍과 함께 온 사람

희망으로 2022. 9. 7. 13:41

9.6

비가 종일 내리는 태풍이 올라 오는 날
이른 아침 손님이 왔습니다
전날 근처 도시에서 집회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우리를 보러 왔습니다
30년 가까운 나의 애창곡을 만들고 부르신
생활성가의 싱어송라이터 김정식 로제 형
나는 아무 것도 드릴 처지가 안되는데
병원으로 집으로 문병을 오고
수시로 찬양곡들을 보내주십니다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아내와 나를 두배는 더 위로하고
소식을 물어줍니다
30년 전 그의 테이프를 차에 가지고 다니며
늘어지도록 듣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맑고 투명한 영혼의 나라를 꿈꾸던
그 시절은 어디로 가고
늙고 병든 처지의 지금이 서럽기도 합니다
프랑스 떼제공동체의 종소리와
저녁 예배의 청아한 기타연주와
언덕에 앉아 푸른 하늘을 감동으로 보던
그 이야기를 했더니 같은 시대에
그곳에 유학을 갔고 후배가 거기 수사로
지낸다며 엄청 반겨주었습니다
이제 힘겹고 누추한 추억들이 더 많이 쌓일
분명한 남은 날들이지만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허락하신 지난 날과 관계들을…

https://youtu.be/BZXhdPxs5CM


'이것저것 끄적 > 길을 가는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침묵을 깨운 말 - 당연하지 않은 사실들  (0) 2022.10.02
어제만큼만…  (0) 2022.09.08
보라빛 별마실에 살고 싶다  (0) 2022.09.03
가을 가슴앓이  (0) 2022.09.02
몰랐던 배려  (0) 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