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유익을 위하기란 얼마나 힘든지…’
내가 원한다고 다얻어지나요 뭐…
모질게 결심한다고 제대로 지켜지나요?
살빼고 담배끊고 야식 안먹고 그런 사소한 것부터
해마다 돌아오는 결혼기념일마다 여행 데려갈게!
결혼 전 큰소리 친 남정네들의 헛소리까지…
참 안되는 게 솔직한 고백이지요.
하물며 내 자신도 아닌 남의 유익을 챙겨주거나
그것도 나보다 먼저 신경써준다는 건 꿈도 못꿀일이지요
무슨 대단한 수도원 훈련을 거쳤거나
태어날 때부터 신기한 성품을 타고난 기적이 아니고
보통 사람에게는 기대하는 게 더 이상하지요
그런데 종종 이 무시무시한 실천을 하겠다고
입에 올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종교적 감상에 취하고
진짜로 그렇게 살다가신 그리스도의 행적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다가 그만 입에 올리고 맙니다
책임은 고사하고 삼일도 실행하지 못할게 뻔하면서도
그것도 한 번 어기고 안하면 다행인데
두 번, 세 번, 비슷한 분위기에 빠지거나
누군가 바람을 넣으면 그만 또 반복해서 각오합니다
하늘에 계신 분이 이 어처구니없는 실언과
반복되는 배반을 기뻐하실까요? 아님…
’안믿을란다! 마, 그만해라!‘ 그러실까요?
알수가 없지요. 알면 계속 그러고 살겠어요?
무슨 배짱으로.
아픈 아내를 십오년 가까이 돌보다가
종종 이 터무니없는 서원을 드리곤 했습니다
‘내 자유와 내 소원보다 아내를 먼저 챙길게요!
내가 좀 포기하고 내가 져주고 아내가 속상하지 않게
잘 돌볼게요!’ 그런 각오를 담은 기도를 했지요
그런데 잘하다가도 주기적으로 지치면 삐긋합니다
아주 작은 서운함과 손해도 억울해서 화가 올라옵니다
내가 얼마나 양보하고 애쓰는데… 왜 그러는거지?
이런 서운함이 나를 흔들고 기어이 약속을 파기합니다
‘나 더는 못해! 안할거야! 도망가고 싶어…’ 라고.
한 번 어기면 다시는 약속을 안하면 되는데
이게 잘안됩니다. 그러니 문제가 반복되지요
이유는 다양합니다.
아내가 딱해서…
내가 이러면 벌받지…
애들이 얼마나 욕하겠어?
여지껏 돕던 분들이 실망할텐데…
간혹은 정말 아내의 유익을 챙겨주다가
감동과 기쁨이 몰려와서 감사하는 체험도 합니다
아주 드물지만…
자기의 삶을 미루고 누군가를 먼저 돌보는
그런 일상을 사시는 분들이 세상에 많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럴까 가끔씩 궁금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그런 생활을 수년 수십년 죽을때까지
계속 이어가셨을까 존경과 함께 부럽기도 합니다
그 대상이 가족일 때도 있고 남일 때도 있습니다
구분하지 않고 사시는 분들은 더욱 궁금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숙제입니다
내가 어떤 입장이거나, 각오를 하거나 말거나
의무처럼 당연히 주어져버린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먼저 마음의 작정을 세우고 지켜가고 싶습니다
안그럼 둘 다 피차 비참할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서 나온 본성, (내 경우는 너무 가능이 없어보여서)
그걸로 이어가기는 많이 불안하고 자신없습니다
부디 하늘에서 나에게로 무슨 에너지 통로를 개통해주셔서
하루치 만나처럼 받아서 살아내게 해주셨으면 싶습니다
그렇게라도 생존을 아름답게 마쳐야할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고 우리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부디… 은총을 허락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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