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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기도 38 - 설마…나를 잊지는 않으셨겠지요?

희망으로 2022. 7. 22. 08:20

그저 기도 38 - ‘설마…나를 잊지는 않으셨지요?’

“사는게 왜 이리 힘드냐?”
“뭐가 그리 힘드는데?”
“먹고 살 돈 벌어야지,
나이 드니 여기저기 몸 아프지,
친구들 하나 둘 떠나니 두렵고 슬프지…”
“그랬구나…”
“게다가 맘 안맞아 자주 티격거리지
사람 보기 싫은거도 참기 힘들고”
“그거 다 해결할 방법 있기는 한데…”
“정말? 그런 방법이 있어? 뭔데?
돈이 무지 들어가는 거 아냐?”
“아니! 돈 하나도 안들어”
“그렇게 좋은 방법있으면 진작 알려주지!”
“잠시 아픈 댓가를 치르기는 해야되지”
“그까짓 잠시 아픈 거 대수야! 다 해결돤다면!”
“정말 알려줘?”
“그럼! 나 좀 편히 살아보자고”
”절대 내가 가르쳐 주었다고 말하면 안돼!“
”왜?“
”니네 가족들이 나를 무지 욕할 수 있어,
어쩌면 멱살을 잡고 때리거나 고발할수도 있어서…“
”음… 그 좋은 방법을 알려주는데 왜 그래야하지?“
”그러게, 나도 이해가 안돼! 소원을 들어주는데“
”알았어! 절대 니가 알려줬다고 말 안할게!“
”그럼… 알려줄게!“
”뭐야? 어디를 가야하는거야?“
”아니, 가까운 아파트로 가서 옥상에 올라가“
”옥상에? 거기 뭐가 있는데?”
“아무 것도 없어! 그냥 거기서 뛰어내리면 끝!”
“그럼… 죽잖아? 그게 뭐야?”
“당연히 죽지, 잠시 아플 수는 있다고 했잖아
실패 안하려면 많이 높은 아파트로 가야해!”
“그게… 해결책이라고?”
“그럼! 춥지도 덥지도 않고, 배도 안고프지
암 걸릴 일 없지, 이별로 슬플 일도 없지!
또 따라와서 속썩일 마누라도 자식도 친구도 없지!“
”에이, 싱거운 사람! 난 또 무슨 수가 있다고!
말은 맞지만 그게 무슨 해결이야? 도망이지!“

천국 천국 노래부르며 거기 가는 게 소원이라는
기독교 신자도 죽을 고생 마주치면 살려달라고 빈다
그렇게 학수고대 소원하던 천국 가기 직전에서…
그러고보면 죽음은 천국보다 무섭고 힘이 센가 보다
꽤 센 고난 고생도 죽지 못하고 참고 견딘다
몸을 던지는 몇 명만 빼고 대다수가 그래도 사는 쪽을 간다
온갖 걱정 끝! 고생 끝! 해결책이 눈 앞에 있어도…
그건 귀한 생명을 주고 바꾸는 죽음이 주는 전리품이고
그렇게 얻는 평안은 공동묘지의 평안임을 아는 거다
산 생명이 받고 감사하고 행복할 선물은 아니라고.

간혹 죽음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선택을 하는
안타깝고 미련한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손에 넣고 싶은 대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때로는 가까운 이들을 배신하고 상처를 안겨주면서
자신의 양심과 기쁨과(쾌락은 기쁨이 아니다) 평안을
악마에게 영원히 팔아치운다. 밑지는 장사인데도…

구덩이에 빠졌을 때는 하늘을 보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방법도 떠오르고 구조의 목소리도 낼 수 있다
구덩이의 바닥만 보면 벗어날 길보다 막막함만 보인다
조급하고 비관적인 감정은 유혹에 약하다
유혹은 본래 선하지 않고 끝이 좋지 않다
평상시에는 모두가 아는 그 진실도 급하면 잊는다
우리를 늘 조급하지 않고 너무 쉽게 두려움에 빠지지않게
밤낮없이 지켜주실 분에게 단단히 부탁해본다

‘설마…나를 잊지 않으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