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도 감사’
날이 맑으면 반갑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언제나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사막의 조난자가 타는 목마름과 강한 햇빛에 죽기살기로
길을 찾아 헤매는 장면을 영화에서 보며 알았습니다
흐린 하늘과 쏟아지는 빗줄기를 꿈처럼 상상하며
마음 졸인 간접 경험을 하고 나니 그랬습니다
사막에서 텐트를 치고 모래바람을 온몸을 가린 천으로 견디며
낙타를 쉬게하는 베두인들의 모습을 볼때는 별로 실감 못했는데…
멀리 떨어진 유럽의 겨울, 짧은 햇살이 잠시만 나와도
잔디밭에 앉고 누워 햇빛을 받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으슬한 오후 허리에 두른 스웨터를 풀어제치고 일광욕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흐린 영국의 하늘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누구는 수시로 내리는 비가 지겨워 우산을 종일 들고 다니는데
누구는 구름이 가린 그늘 한조각과 흐린 하늘이 간절하고
그 비가 목을 축일 생명의 선물로 환영을 받는다니.
그러나 특수한 지역의 특별한 상황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맑은 하늘과 햇살을 당연히 좋아합니다.
특별히 더 목을 빼고 하늘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사람들은
그 이전에 긴 시간을 흐린 날과 비오는 날로 지냈기 때문입니다
흔하게 늘 맑은 날과 푸른 하늘을 보며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절실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경우와 달리 말입니다
자연현상을 따른 사람들의 행복한 대응은 자연스럽습니다
비슷한 이치가 사람들의 삶에서도 나타납니다
오랜 가난에 고생했거나 여러 사정으로 갇힌 일상을 산 이들은
그 사정이 해결되고 그냥 보통사람들이 사는 수준으로만 풀려도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감동으로 살게 됩니다.
그것은 이전의 힘들게 산 고생과 비교되기 때문입니다
갑절로, 어쩌면 더 이상 소원을 빌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끝없이 더 맛있는 것을 요구하며 음식 투정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보다 몇끼를 굶기는 것이
더 빠르고 확실한 처방이 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밥투정하는 어린이나 삶 투정하는 어른이나 비슷합니다
끝없는 재산과 풍요한 환경과 선물로 계속 기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한 해결책이고 그러다 점점 만성이 되어 무감각해지면
더 큰 권태로움과 허허로움에 빠져 죽음에 이를지도 모릅니다
더 가지는 것으로는 얻지 못하는 평안과 기쁨이
더 덜어내고 비움으로 오히려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수도자들이 오랜 세월을 무소유와 비움, 고요함으로
정진하여 평안을 얻으려고 한 것은 우연도 아니고
어리석은 논리나 도박은 더더욱 아닙니다
지금 세상에서도 여전한 이 길은 많은 이들에게 필요합니다
더, 더, 많이 높이 빨리를 추구하다 지친 사람들에게
흐리고 불편한 고생은 우리가 가지고도 누리지 못한
최소한의 소유와 생명의 선물들을 고맙게 깨닫는 길입니다.
그리 심한 고행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이 방법은
그저 가만히 있어도 몰려오고 나를 지나가는 온갖 일들,
부족한 불편, 약간은 억울한 관계속에서 생기는 부작용,
몸의 여기저기 생겼다 회복하는 작은 질병들을 겪을때마다
인내하며 수련할 수 있는 흔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 노래를 속으로 부르며 자신을 돕는 것도 방법입니다.
<날 구원 하신 주 감사>
응답하신 기도 감사
거절 하신 것 감사
헤쳐나온 풍랑 감사
모든 것 채우시네
아픔과 기쁨도 감사
절망 중 위로 감사
측량 못할 은혜 감사
크신 사랑 감사해
기쁨과 슬픔도 감사
하늘 평안을 감사
내일의 희망을 감사
영원토록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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