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몇 가지 질문

희망으로 2021. 11. 28. 10:24

 

‘몇가지 질문’
# prologue
사람들을 만나면 꼭 질문 해보는 몇가지가 있다.
대화중 잠시 공백이 생기거나 심심하거나
아니면 조용한 틈이 보이면 일부러라도 물어 본다.
그러면… 상대방이 보인다.
마치 안개가 끼었다가 서서이 걷어질 때 드러나는 풍경처럼
혹시라도 외모나 선입견으로 그려진 것 아닌
속 사람의 향기나 그림자 같은 그 무엇이..
# 1
“돈을 많이 벌면 뭘 하고 싶어요?”
이 질문에 대개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다가 뭔가 말한다
자동차를 바꾸고 집을 넓혀 이사하고 새 옷을 사고
어떤 사람은 자식이나 친구나 누군가를 돕기 위해 주거나
좀 넉넉한 세계여행이라도 가겠다고 꿈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그 사람의 관심사나 고민이 묻은 답은 다음 대화를 부른다
누구는 슬픔이 짙어 위로가 필요하게 되거나
누구는 자랑으로 변해 맞장구 박수를 쳐야하기도 한다
바램과 응원이 그 사람의 바닥을 숨어 흐르다가 올라 온다
그랬구나! 그런 마음을 담고 살아가고 있구나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고 내게 여유가 있으면 주고 싶기도 하다
나중에 어느날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좋겠다.
# 2
“자녀들이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바래요?”
이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숨을 섞거나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에구… 말을 안들어먹어요!’ 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휴… 내가 능력이 없어서 아무 도움이 못되요 ㅠ’
자식이 어떤 사람으로 사는 데 부모가 무슨 책임이 있나?
혹은 처벌이나 불만 가득한 비난을 할 권리라도 있나? 싶게…
그리고 조목조목 직업이나 재산, 자리까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너무 쉽고 단순하지만 어려운 대답도 한다
‘그저 건강하고 사고 당하지 않고 가정이 행복하면…’
세상에 그 상태로 살 수 있는 복이라면 모든 게 다 이루어진 소원이다.
아주 욕심없는 듯 보이지만 인간세상에서 불가능한 소원이다.
그리고 무지 높은 수준의 삶을 숙제처럼 기대하기도 한다
늘 흔들리지 않고 정의롭고 여유있으며 남을 돕고 초연한 사람!
마치 벌판을 달려오는 초인의 이미지처럼 영웅이나 수도자만 가능한
그런 자녀가 되기를 빌며 화려한 그림을 숙제처럼 그리는 부모.
부디 자녀에게 바라는대로 부모가 본이 되도록 살았으면 참 좋겠다
가장 설득력이 높은 가르침은 말이나 명령이 아니라 실천이니…
# 3
“지나간 시절 못해서 가장 아쉬운 게 뭔가요?
만약 다시 그 나이로 돌아가면 뭘 하고 싶어요?”
의외로 여행이나 공부를 대답해서 좀 애잔했다.
다시 돌아가도 지금처럼 살것이라고 말하는 사람 별로 못보았다
지금의 모습이 되도록 살아온 시간을 전혀 후회도 아쉬움도 없는
그런 사람은 별로 없나 보다. 뭔가 못한 게 있다고 하니…
더러는 놓친 사랑, 접은 꿈들을 다시 떠올린다.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이라거나
어려움을 만나서 포기해버린 꿈을 좀 더 밀어부쳐볼 걸
그런 아쉬움이 많았다. 너무 쉽게 접고 헤어지고 좌절한 기억들
어쩌면 오늘은 뒷 날 어느 순간에 올 과거가 될거다
그때 이럴 걸, 해볼 걸, 놓치지 말 걸… 하는 대상이 오늘 지나간다
다시 후회나 아쉬움이 되지 않도록 오늘을 바꾸면 좋겠다
여전히 불안하고 두렵고 상황은 어렵다. 예전 그때처럼
그러니 나중 어느날 또 오늘을 짙게 떠올릴 것이다.
미리 보는 미래인 오늘 좀 더 적극적으로 매달리면 어떨까?
과감하게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람들과 화해하고 상대를 붙잡고
조바심이나 두려움으로 포기하지말고 벅찬 선택도 해보고
갈까 말까? 고민하는 여행길도 떠나보고…
분명… 잘 안될 거다. 쉽지 않을거다.
그러니 그 이전에도 그랬을거다.
# epilogue
같은 사람에게 시간이 좀 지난 나중 어느 날
같은 질문을 또 해보고 싶다.
그리고… 몇년전에도 제가 이 질문을 했었는데 기억해요?
이건 바뀌고 이건 그대로네요! 알려드리고 싶은 맘인데
내 기억력은 너무 낮아 못할 거 같다 ㅠ
그래도 본인들은 자기 대답을 혹시 기억하지 않을까?
대답하느라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은 진지하고 깊은 심정이라면
그럴지도 모른다. 끝으로 이 말을 물어볼 지도 모른다.
“기억나세요? 그때 제게 대답해주셨던 내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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