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불편하고 고약한?...성경말씀

희망으로 2021. 7. 25. 18:41

 

<불편하고 고약한? 성경말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누가복음 6장 31절의 너무도 유명한 성경구절입니다.

유명한것은 예전부터 알았지만 성경말씀들이 정말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심지어 고약한 말이라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어쩌다... 성경말씀처럼 한번 해보자! 출발!

아침에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고 하루 정도야! 뭐~

그게 잘못이었습니다 ㅠㅠ

저는 과일도 깎고 손질해야 먹는 종류를 정말 싫어합니다.

그냥 씻는 정도야 어쩔 수 없이 하지만 칼을 사용하고 

더 나가 도마까지 필요로 하는 수박같은 종류는 정말 안먹고 맙니다.

채소도 다듬을 것이 많은 종류는 아예 안먹는 쪽으로 결정합니다.

손이 많이 가는 종류를 그렇게 귀찮고 힘들어 합니다.

딸기 방울토마토 등도 꼭지 다 따고 씻어서 담아줘야 먹습니다.

누가 그냥주면 속으로 아... 이 수고를 또 해야하는구나! 그럽니다.

이 대접을 아내에게 받기만 하면서 살다가 된통 역전되었습니다.

어쩌다 아내가 먹고 싶다면 그렇게 다듬어 먹기좋게 담아 줍니다.

다들 그냥 비닐봉지에 담아 쓱 나누어 주는 과일을 꼬박 그렇게 했더니

속도 모르는 다른 분들이 저를 참 자상하다고 깔끔하다고 합니다.

정말 속으로는 그게 귀찮아서 ‘안먹고 말지!’ 그 비뚤어진? 걸 모르고...

 

아, 그런데 그런 과일이나 먹거리 나누는거는 새발의 피 였습니다. ㅠ

대접받고 싶은 내 스타일이나 기준이 턱없이 난공불락 오만이었습니다.

저는 누가 나를 대단한 사람처럼 봐주기를 늘 원했습니다.

‘와! 대통령이다!’ 뭐 그런 높은 사람으로 봐달라는 것이 아니고

생각은 깊고 말은 품격이 있고 외모는 세련되고 얼굴은 미소를 잃지 않는

따뜻하고 스마트한 성품의 사람으로 봐주는 것 말입니다.

함부로 대하기는 뭔가 만만치 않지만 건방지지는 않고 

자유롭게 살지만 남을 무례히 방해하거나 피곤하게하지않는 그런 멋진 사람!

그런 시선으로 그렇게 대해주기를 늘 꿈꾸고 착각하며 살았지요.

그런데... 내가 그런 대접을 받고 싶은대로 남을 봐주고 대해주려니...ㅠ

아, 안됩니다! 절망적입니다. 어째야 할까요?

온통 맘에 안들고 뾰족한 성질로만 보이고 품위도 멋도 없는 싸구려에

유머도 없고 이기적이고 잘난척에 외모도 스타일도 내 관심밖입니다.

나는 멋지게 보이고 싶은데, 그런 평가와 호감으로 대접 받고 싶은데

도대체 남은 그렇게 봐주지 못하겠습니다.

진짜 남들이 문제가 심각한걸까요? 아님 내 눈과 감정이 문제가 있는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문제가 많은 게 틀림없습니다.

필요이상으로, 실재 이상으로 까탈스럽고 눈 높고 내 중심적이라 그렇습니다.

누구는 맘에 안든다고 먹는 것도 나눠주기 싫고 대면도 싫어 회피합니다.

이건 순전히 내 문제가 맞습니다.

 

왜 이렇게 어려운 기준을 던지신걸까요?

어디 숙성 안된 사람들이 지키고 따라해 볼만한 행동지침이 아니잖아요?

산속 수도원에서 한 20년쯤 깎고 다듬은 뒤에나 가능하든지

도시 세속에서 장사로 닳고 닳아 비위를 맞추는 장사꾼이나 가능한 거잖아요?

하루는 고사하고 몇 시간을 도전하는 동안에도 몸속에 사리가 마구 생깁니다.

여기저기 꿈틀 꿈틀 버석버석...ㅠ 흐흐흐....

이 평범하고 단순하며 맞아! 그렇지 끄덕거릴 합당한 구절 하나도 이런데

오리가자는데 십리가고 겉옷 달라면 속옷도 주는 수준 따위는.

날 샜습니다 ㅠ 뭐 두번 생각도 할 필요없습니다. 

원수를 위해 기도요? 

날 위해 기도도 잘 안하는 날라리 신자에게 그건 무리입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구제불능이고 말도 안되는 기대를 가지고 사는 줄 몰랐어요.

이게 어디 보통 눈 먼 자뻑 오만입니까? 자기도취에 착각자유입니다.

읽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책이 양서에 속하고 그 1등이 성경이라는데

정말 성경말씀은 벽에 걸어두는 액세서리 명품이지 따라 할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숨도 쉬고 맘도 좀 편하면서 은근 어깨 힘주고 살아야 행복한데

이건 당구공이나 볼링공을 닦고닦아서 구슬을 만드는 수준에 버금갑니다.

이걸 평생 삶의 지침서 행함있는 믿음의 안내서라고요?

아.... 급 좌절 절망감이 파도처럼 몰려옵니다.

어쩌지요? 명색이 크리스마스 도성인신! 인카네이션 우리를 위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념해서 하루 이벤트를 해보려고 시도한건 데... 무리입니다.

벽이 너무 높고 하루는 너무 긴 시간입니다. 24시간이 이렇게 길다니 ㅠ

언제 해가 넘어가서 다 포기하고 예전처럼 싸가지없고 일방적으로 사냐구요.

아직 시도하지 않은 분들은 절대 성경 따라하기 그런 무지막지한 

자살에 버금가는 모험은 하지 않으시기를 추천합니다! 

공연히 자기 실망만 더해 주눅들거나 난 안돼...좌절하실 필요없잖아요?

그냥... 주위에 속없이 착하고 이미 익숙하신 분들을 의지하고 사십시오!

난 딸기! 꼭지 칼로 따고 잘 씻어서 그릇에 담아줘!

언제나 웃는 얼굴로 대해주고 부르면 바로 와줘! 내 칭찬 수시로 해주고~

그렇게 사시는 복을 빌어드립니다.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거 모두 받으시기를! 난 안해도 되고! ㅎㅎ

 

2020.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