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9 - ‘동반자’>
누군가 부부란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 했다.
같이 아이들을 볼 때가 그렇고, 부모님들을 걱정할 때가 그렇다.
같이 남의 아픔을 들을 때가 그렇고 바닥난 쌀통을 볼 때가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공감할 때는 같이 하늘을 바라볼 때다.
신기하게도 눈이 마주치지 않는데도 서로를 보고 있음을 안다.
영화 '유어프렌즈'에서 누가 에미짱에게 이렇게 물었다.
“유까짱이 왜 유일한 친구야?”
유까짱은 신장이 나빠서 자주 병원에 입원해 지내던 친구였다.
어릴 때 교통사고로 목발을 집고 다니는 에미짱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와 걷는 속도가 같으니까!“
친구란 걷는 속도가 같고, 배려해주는 깊이가 같아야 한다.
비오고 많이 외로운 날에 돌아보니 나는 참 속도와 깊이를 맞추지 못했다. 그 누구와도...
나의 지금 처지는 모범생처럼 살아야하고,
염치를 아는 겸손한 사람으로 보이도록 살아야 한다.
그러나 나의 속은 거칠고 차갑고 깨어진 유리조각 같다.
마른 날 오래 지속된 사막 같고 오래 비워둔 빈집 같다.
어떤 사람들은 나의 겉모습만 보고 좋아라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황량하고 불안한 내 순간을 보면서
상종 못할 사람이라고 외면 한다.
이 두 모습을 모두 알아주고 수용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를 친구라고 부를 것이다
나는 지금 친구가 아쉽다. 친구가 무지 그립다.
동반자 – 부부 가족 친구, 이 길을 같이 간다면 다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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