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7 - 바램>
"으으윽!..."
"왜 그래요?"
"목이, 목이 안돌아가, 어깨랑 등짝도 무지 아파!"
한의원 가서 어깨와 목에 침을 맞고 왔다.
병원 좁은 보조침대에서 자다보면 종종 반복하는 일,
아내가 속이 안 좋다고 해서 밥상을 올렸다가 내려놓았다.
아침밥도 굶었다.
"이렇게 살기 싫어..."
갑자기 튀어나온 말, 아내는 등을 돌렸다
아내는 자기 때문이라 자책한다.
병실 커튼을 조금 당겨 가리고 돌아누워 울먹거렸다.
부부가 마주보고 누우면 그 사이가 가깝지만,
등지고 돌아누우면 지구 한 바퀴의 거리라고도 한다.
서로 앞쪽을 향해 거리를 재면 지구를 다 돌아야 만나니까.
"난 니가 좋아."
팔을 뻗어 아내의 침대로 손을 올려놓는다.
잠시 뒤 슬그머니 아내가 손을 올려놓는다.
서로 아무 말도 안했는데도...
이렇게 말없이도 마음을 알아주는데 25년이 걸렸다.
그래서 난 바람피울 엄두를 못 내고 포기한다.
다시 그 긴 세월을 견딜 자신이 없다.
바램 - 소원을 비우고 대신 바람이 되어 그대에게로 다가간다.
기적도 행운도 없는 삶이라도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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