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6 - ‘좋은 계절’>
“하잘 것 없는 삶일지라도...”
그렇게 아내는 말을 시작했다.
CBS 기독교방송의 ‘새롭게하소서’ 연말특집 인터뷰에서.
“우리가 세상을 마치는 날,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잘 살았나 못 살았나로 평가받지 않고,
각자에게 허락된 삶을 끝까지 버티며 달렸는지로 평가한데요.“
그러면서 아내는 자기 이야기를 계속했다.
“가족과 남들에게 짐만 되며 사는 게 힘들었어요.
가능하면 빨리 죽어 세상을 떠나게 해 달라 기도했지요.
하지만 하늘이 각자에게 주어진 배역으로 판단한다니,
살아있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투병하며 살기로 각오합니다.“
희귀난치병 걸린 중증환자가 열심히 살겠단다.
그리고도 지금 고단한 삶을 지나는 분들에게 힘내시란다.
그때는 가을이 깊다 못해 지나가는 중이었다.
이 계절은 자연은 열매를 떨어뜨려 다음 생명을 땅에 심는 계절이다.
사람도 오래 살면 계절처럼 깊어지는 걸까? 열매처럼?
‘별 수 없다. 어쩌면 무시당할 수도 있는, 성경에서조차 잠잠하라고 한 여자에 환자지만 맞는 말인 걸 어쩌나.’
그래서... 아내지만 존경하기로 한다.
좋은 계절 – 병난 삶이 버거워 허덕여도 세월은 흐르고,
계절이 성큼 가을 속으로 들어가듯 사람들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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