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살예방의 날에 들려온 소식...>
9월 10일, 오늘이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란다.
그런데,
아... 오늘도 변함없이 슬픈 소식이 전해진다.
인천의 한 원룸에서 서로 알지도 못한 청년 3명이 모여 자살을 시도했단다.
고등학생인 여자는 죽고 20대, 30대 두 명의 남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중.
무엇이 그리 그들을 힘들게 했을까?
그들의 곁에 그렇게 막막하고 외로운 마음을 들어주고 나눠줄 단 한명도 없었을까?
수십년째 OECD 가입국 중 자살 1위 국가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
2013년 한 해 자살자가 14,427명이란다.
잘 실감이 나지 않는 분들도 이렇게 말하면 가슴이 저려온다.
아침부터 저녁 6시 퇴근무렵이면 고등학교 한 반 전체가 자살로 사라진다.
약 30명... 그것도 날마다.
자정부터 다시 자정이 되는 하루 24시간이면 40명이 탄 고속버스 한 대가 사라진다.
통째로 매일...
매달 1일 출발해서 월급날인 24일쯤이면 KTX 서울 - 부산을 다니는
8량 탑승객 전원이 자살로 사라진다. 약 950명이 매달마다...
조금 더 가서 30일인 말일쯤이면 300세대쯤 되는 아파트 한 동이 통째로 없어진다.
한 달에 한 동씩, 약 1200명이...
정말 아찔한 수치는 1월1일 신년에서 8개월쯤 지나면...
울릉도 섬 하나씩이 없어진다는 사실 앞에서는 믿어지지 않는다.
울릉도 주민 수와 같은 1만 명 정도라니. 우리는 해마다 울릉도 하나 반씩을
누군가, 무엇인가에 빼앗기고 상실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날마다 달마다, 수 십 년째 사라지고 있는데
내 가족, 내 친구만 아니면 그런 세상인지 실감 못하고 가볍게 방심하게 된다.
아니다.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도 잘 살피지 못한다.
조금만 더 살펴보자.
그리고 들어주고 필요하면 나누고, 누군가 도움 될 사람들을 연결이라도 해주자.
가정도 교회도 학교도 사회도, 조금만, 한 번만 더,
수 없이 사라져간 그 많은 사람들이 전부 가정도 없고 가족도 없는 이들이 아니었다.
피를 나눈 관계보다 귀하다며 형제 자매를 입으로 부르는 교회 교인이 없어서도 아니었고,
‘당신이 우리 가족입니다!’ 혹은 '사원을 내 가족처럼!‘을 현수막으로 건 직장도 있었을거다.
보편복지니 선별복지니 말싸움하고 편 나눠 다투는 주민센터 관공서 방송국 정당 담 옆에서도
사람들은 주구장창 계속 사라져갔다.
조금만, 한 번 만 더 살피고 들어주고 나누자.
어느 날 내가 그 자리에서 홀로 사라지는 불행이 안 온다고 장담도 못하니...
‘자살하지마라, 나쁘다!’
‘자살하면 지옥 간다!’
‘자살은 못난 사람들이 하는 거다!’
그런 비난만 하며 외면하기에는 너무 많은 생명들이 쓰러지고,
너무 많은 주변 사람들이 상처를 안고 멍들고 있다.
* 이미지와 통계일부는 네이버 '플로라' 블로그 주간핫이슈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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