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형, 부탁이 있어요.
아침에 생일선물로 보내준 노래 ‘벗 하나 있었으면’을 시 좋아하고 시 잘 쓰는 친구에게 보내주었더니 무지 감탄하네요.
사실 그 친구는 지금 많이 아픈 중이거던요. 심장판막증 진단을 받아서 힘겹게 버티는 중입니다. 그 친구의 지난 삶은 더 아팠구요. 20대 중반에 결혼해서 아들 둘을 낳고 신앙의 가정으로 살고 싶었는데 세상을 향해 떠나 가버린 남편 때문에 신혼일 30대 초반부터 혼자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아왔어요. 이름도 예찬(예수님 찬양)과 예성(예수님의 성령)이라 지을 정도로.
가슴이 너무 아프면 병이 나는 걸까요? 중간에 갑상선 암으로 수술하고 투병하는 중에 또 심장판막증... 이 친구가 시를 참 이쁘게 써요. 아픈 걸 참으면서 살다보면 시인이 되던지 도둑이 되던지 둘 중 하나가 된다더니. 자연을 벗하고 봄비와 욕심 없는 삶을 늘 노래하는 시들을 쓰더군요.
자기 시에도 이렇게 좋은 곡조가 붙으면 참 좋겠다고 문자 답이 왔는데 왜 제 마음이 저리는지... 형님이 한 두곡이라도 작곡해서 불러주실 수 있으면 투병하는 데 큰 힘이 될 선물이 될거같다 문득 떠오르네요. 순전히 일방적인 저 혼자 생각요. (히히 미안해요.)
형 노래랑 성품이랑 제가 자랑을 좀 많이 해버려서 말 꺼내거나 약속한건 아니지만 짝퉁 동생 아니라고 보여주고 싶어요. 언제라도 틈이 나면 좀 부탁할께요. 그 친구 우리 모임에서 닉네임을 ‘옥합을 깨는 이’로 사용해요. 그 마음 아시지요? 예수만 바라보며 사랑하는 여인...
(이렇게 귀찮게 한다고... 혹시 앞으로 노래 선물 안하시는거 아니지요? 겁나서~ 흐흐)
이 친구가 쓴 글 몇 편 보낼께요. 이 중에서 한곡이라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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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알았더라면)
오늘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며 웃을 수 있음을
어제 알았다면
찡그린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지 않았을텐데
오늘 예쁜 새소리 들으며 웃을 수 있음을
어제 알았다면
지나가는 말들에 상처 받지 않았을텐데
오늘 길 가 은행잎을 줏으며 웃을 수 있음을
어제 알았다면
가는 세월이 섭섭하다 말하지 않았을텐데
오늘 오랜 친구 소식 들으며 기뻐함을
어제 알았다면
외롭다 쓸쓸하다 마음 아파하지 않았을텐데
오늘 아이들을 향한 축복 기도로 마음 가득한 평안을
어제 알았다면
아이들의 장래에 그토록 고민하지 않았을텐데
오늘 쌀독에 쌀이 남아있음에 감사함을
어제 알았다면
내일 일을 위해 그토록 염려하지 않았을텐데
오늘 아이들이 이만큼 자랐음에 든든함을
어제 알았다면
세상에 홀로 던져진 느낌으로 힘들지는 않았을텐데
오늘 들길에 핀 코스모스를 보며 '예쁘다' 말 할 수 있음을
어제 알았다면
'힘내라. 멋있다. 최고다'라고 날 칭찬 할 수 있었을텐데...
(너는 나의 꽃, 꿈, 사랑이라)
들에 핀 예쁜 꽃을 보라
우리 주님 꽃처럼 웃어라 말씀하시네
하늘을 날으는 새를 보라
우리 주님 새처럼 꿈꾸어라 말씀하시네
내 옷깃을 스치는 바람을 보라
우리 주님 바람처럼 힘내어라 말씀하시네
너는 나의 꽃이라
너는 나의 꿈이라
너는 나의 사랑이라
너는 나의 꽃이라
너는 나의 꿈이라
너는 나의 행복이라
(비 오고 콩 먹고)
비 내리는 날이면 엄마는 콩을 볶아서 소쿠리에 담아놓으셨다.
입안도 볼록볼록~ 호주머니도 볼록볼록!
엄마는 웃으시며 '너무 마이 묵지마래이~ 배탈 날라!'하셨다.
오물오물~ 입안도 콩들이 콩콩거리며 뛰어논다. '아. 고소해!'
비가 오는 날
베란다 창가에 쪼그리고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콩이나 볶아 먹을까? 엄마가 해주어야 맛있는데...
에이... 괜히... 콩 생각했어...엄마가 보고 싶어지잖아
울 엄마가 볶아주시는 콩 다시 한 번 먹어봤으면 좋겠네...
우리 오 남매 뽀빠이 하나에 코피 터지며 다시 한 번
싸워 봤으면 좋겠네...
내일도 비 오면
진짜 콩 볶아서 먹을 거야.
(성령의 꽃 면사포)
하나님 아버지,
봄 같이 보송한 제 마음에 잘 자랄 꽃씨하나 내려주소서
날마다 다가가 입 맞추며 노래하겠나이다.
주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혜의 햇빛과 달콤한 단비와 새살대는 바람과
그리고 저의 눈물 보태어 돌보겠습니다.
어두웠던 제 마음에 푸르름을...
공허했던 제 가슴에 촘촘한 은혜를...
아프고 힘 없는 제 몸 위에 보혈의 피 묻여 주소서.
이제는 춤추며 웃으며
마음에 감사의 꽃을 피우겠습니다.
4월의 봄날,
저는
벚꽃바람에 흩날리는 성령의 꽃 면사포를 썼습니다.
(햇살가득한 날에... )
저렇게 퍼붓듯 내리쏟는 햇살을
한 곳에 담아둘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아주 비가 많이 내리는 날
한웅큼씩 꺼내다 쓰게요.
꽁꽁 얼어서 딱딱한 겨울 땅 위에다 놓아주게요.
언 땅을 힘겹게 열고 나오는 새싹 머리위에 얹어주게요.
저 따숩은 햇살을 담아다가요.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누가 날마다 그렇게 하시나요?
아...
우리 주님의 은혜시군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내가 고단해 쉬지 못하고 있을 때에도
하늘을 보며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아픔 당하여 눈물 흘릴 때에도
길 가 작은 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나의 가난함이 나의 한숨이 되어도
빈 몸으로 날아다니는 새 들의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의 미련이 내게 남아, 나를 연민케 하더라도
아이들을 보며 환히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사람들이 나를 실망케 할 때에도
나도 그럴 때가 있었겠지?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외로움이 밀려와 울적할 때에도
내일 만날 사람들을 생각하며 미소 지었으면 좋겠어.
따가웠던 햇볕 가고, 가을이 왔다고
너무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가는 여름도 정말 애썼다고
말 할 수 있었으면 더 좋겠어.
이른 저녁, 불러내 차 마실 친구가 없더라도 벤치에 앉아
풀벌레 소리로 ‘행복하다’ 말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주님)
주님,
저에게 들려주시는 소리들로 주를 알게 하소서
저에게 보여주시는 것으로 주를 보게 하소서
바람소리 들리면 주님 내게 말씀하신다 하소서
꽃이 피면 주님 날 보시며 웃으신다 하소서
고운 햇살 비추거든 주님 날 안으시며 위로한다 하소서
금처럼 반짝이는 세상보다 본향의 꿈 품으며 살으라 하소서
내 마음이 기뻐 찬양하면 우리주님 더 기뻐 춤추신다 하소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감사하게 하소서
살랑이는 아침 바람에도 행복하게 하소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들로 감격하게 하소서
주님,
살고 죽는 것이 주님의 것이라 고백하게 하소서
날마다 웃게 하소서 날마다 소망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평범한 일상이 행복임을 알게 하소서.
(세상이 이랬으면)
부드러워 따스해 포근해 뽀송뽀송해
사뿐사뿐 살랑살랑 하늘하늘
세상이 요랬음 좋겠어
큰소리 시끄러운 소리 없었음 좋겠어
비도 살포시 내리고 바람도 스치듯 불고
세상이 온통 고요하고 잔잔했음 좋겠어
상처 아픔 없는 온화 평화로만 꽉꽉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볕이 좋은 날)
볕이 좋은 날 햇살이 따스해서 솜 같은 날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미소가 친근한 날
땅 아래 모든 만물이 익어서 탐스런 날
학교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의 소리들
수업을 알리는 음악소리, 그새 이어지는 조용한 숨소리
볕이 좋아서 아름다운 날
담장 밑 아이비가 벽을 타고 올라가는 참 정겨운 날
이 모든 만물들을 만들어 놓으시고
인간에게 건네주신 하나님 그 주인의 모습이 사랑스러운 날
네~ 하나님,
주신대로 받아 누리는 인간의 순종이 아름다운 날
오늘은 더없이 행복하기만 한 날
볕을 뒤집어쓰고 춤추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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