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기 3024일째 - 오늘도 돌 던지고 돌 맞는다. 간음하다가...>
간음하다 잡힌 여자
(들리기로는 몸을 사는 남자에게 몸을 팔다가 잡혔다고 하더라)
그럼에도 몸 사던 남자는 간곳 없고 몸 팔던 여자만 잡혀왔다.
돌을 손에 든 남자들이 그 여자를 포위하고 낄낄거리고 있었다.
"사랑 타령하던 저 예수가 뭐라고 하나 두고 보자!"
예수는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부터 먼저 돌을 던지라!"
치사한 사람들의 특성이 그거다.
군중과 익명에 숨어서 당당하지 못한 행동을 한다는 것.
'가장 먼저? 앞에 나서서? 아,아냐!'
나이많은 사람들부터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래 산 만큼 죄가 많았던 것 일까?
가장 나중에 까지 남은 것은 죄 없는 아이들일수도 있었겠지만 안했다.
그들은 애당초 돌 던질 마음이 없었을 것이다.
여자는 끌려와 패대기쳐졌던 자세 그대로 예수를 바라보았다.
'저 사람은 죄가 없어 보이니 틀림없이 돌이 날아오겠구나...'
"사람들이 다들 어디 갔냐? 나도 돌 던질 맘 없구나.
가서 죄 짓지 않을 만큼 형편도 좋아지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
예수는 죄를 미워했다. 사람이 아닌.
그래서 죄를 향해 사람에게서 떠나라고 늘 명령했다.
여자를 끌고 온 사람들은 죄가 아닌 죄인을 미워했다.
자기들도 죄와 더불어 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돌 던지지 못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악에 대항하고 악과 싸우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바깥이 아니고 남들이 아니고.
대개 돌을 던지면 맞는 것은 죄나 악이 아니고 늘 사람이다.
피투성이가 되어 철철 흐르는 것은 죄에 유혹 당하고 악에 조롱당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 또 얻어맞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사람.
돌은 자기가 자기에게 던질 때만 효과를 보는 무기다.
그것도 죽이려는 살의가 아니라 살리려는 아픔으로.
수시로 짓는 좌절이라는 간음,
부글거리는 미움과 원망의 간음,
내 것 아닌 재산과 자리와 이성에 대한 탐욕의 간음.
나는 이 죄들이 더 밉다.
그냥 여자의 몸을 사는 육체의 간음보다 더 죽이고 싶을 정도로.
오늘도 나는 간음을 한다.
병실에서 종일을 보내는 동안 손가락이 모자라서 못 센다.
불안해서 하고, 고단해서 하고, 돈 걱정하다가 하고,
여자가 그립고 하다못해 심심해서 또 간음을 한다.
우연한 행운이나 힘 있어 보이는 사람을 향해서...
'제게는 당신뿐입니다!' 해놓고는
딱하게도 하나님 말고 다른 쪽으로 기웃거린다.
그러나 세상의 법도, 신앙의 관례도 이 죄는 눈감는다.
그러니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질까?
그저 날마다 내가 나에게 던지는 돌
(2008.5.9 -> 2016.8.19 맑은고을 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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