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제 자리에서 자기 배역으로

희망으로 2016. 6. 7. 08:42




<제 자리에서 자기 배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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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는 각자 배역이 있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
공주도 있고 하녀도 있다.

출연자 모두가 주인공만 하면 재미있을까?
스포트라이트 많이 받는 배역만 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그 연극은 망하거나 외면 받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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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랜덤 캐스팅, 무작정 배당이다.
부잣집에 태어나면 부잣집 역할을 하고
가난한 집에 태어나면 가난한 생활을 하고 
대부분은 벗어나기 힘들어 그냥 살다 간다.
 
그래서일까?
지금 아내는 병이 든 환자 배역을 맡아 살고
나는 돌보는 가족역할로 한 세상 지나는 중이다.
모르긴해도 별 대책없이 이대로 끝날 슬픈 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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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배부르게, 
이름 날리며 살게 해달라면 가능하기는 할까?
어쩌면 모두가 만족하기보다는 못마땅할지도.

여긴 꽃밭처럼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고
공장에서 찍어 나온 복제품들이 가득한 
창고가 되고 말거다. 끔찍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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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는 한정된 시간을 살다 가는 연극 무대 위
지금 오늘은 아작 끝나지 않은 진행중인 타이밍
누군가는 멋진 배역에 환호를 지르며 웃고
누군가는 일그러진 배역에 고통으로 울며 소화하는 중

연극이 끝나고 무대위의 불이 꺼지고 관객도 가고 나면
웃던 배역은 쓸쓸해 울지도 모른다.
울던 배역은 홀가분해져서 한 잔 하러 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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