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초록비 세상과 놀기

희망으로 2016. 6. 7. 08:37





<초록비 세상과 놀기>
 
초여름 비는 착한 초록비다
바람에 떠 밀리지 않고 다소곳 오는 비
가장 친한 친구를 불러 처마 긴 찻집에서
수증기 감아 오르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

약간은 힘들고 지쳤던 날들
세상이 나를 몰라라 했다.
소원대로는 되는 것도 없이
원치 않는 일들은 몰려오고 쌓이고
 
그럼...뭐, 
나도 세상을 몰라라하고 차 한 잔 마셔야지
바늘햇살 대신 줄로 내리는 빗방울 하늘을 보며
세상이나 나나 서로 무심해 볼까나?
 
내일이 올라나? 
무얼 가지고 올라나? 문득 궁금해진다. 
어쩌면 나는 오늘 하루가 전부일지 모르는 하루살이지만
 
나도 예전엔 내일을 기다리며 살았었다
우환이 몰아친 어느 날 부터 오늘이 전부가 되면서 
내일은 내게 잊혀 진 달력속의 숫자가 되었다.

참 싱싱하게도 내린다
펄떡 뛰는 활어처럼 바닥을 박차는 빗방울들
그 내린 자리마다 초록 씨앗 생명들이 쓱 나올 것 같은
초록비가 반가운 아침
땅 세상과 달리 고마운 하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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