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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도 - 가난할수록 자꾸만 더 소중해지는 당신

희망으로 2015. 8. 2. 10:16

<짧은 기도 - 가난할수록 자꾸만 더 소중해지는 당신>



45.

 

이웃을 사랑하며 산다고 믿었는데

들여다보니 아니었네요.

날 사랑한 사람만, 내게 유익한 사람만,

 

사람들이 내게 상처를 주고 미워한다고

나도 두터운 담을 치고 살았지요.

정작 외로워지는 사람은 난데도 모르고.

 

주님, 혼자되는 하루는 싫어요.

 




46.

 

아름다운 꽃처럼 살고 싶었는데

밤이슬처럼 근심들이 차곡차곡 쌓여

그렇게 꽃피우지 못하고 삽니다.

 

책 속으로 그림 속으로 동화 속으로

혹은 온실 속 화원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차마 그렇게는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느 구석에서라도 주어진 생명 마칠 때까지

향기롭게 살 수 있게 해주세요. 주님!

 


 

 

47.

 

남들은 내 맘대로 안 되고

나는 남들이 바라는 대로 못하고

그 마음들이 쌓입니다.

 

원하는 것과 원치 않는 것들이

바람과 다르게 일어나니 괴롭지만

세상이 내 것이 아님도 배웁니다.

 

오직 마음 문 열고 살면서

늘 족하다 그렇게 평안케 해주소서.


 


 

48.

 

멈춥니다.

마음도 움직임도 계획도 욕심도

 

사흘째 내리는 비는

습기 가득 채워 맑음을 깨고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곧잘 많은 괴로움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숨도 멎은 듯 모두 멈추고

하늘로 향하는 통로만 열어봅니다.

 

살려주세요. 평안을 주세요. 주님...

 


 

 

49.

 

저는 못합니다.

멋드러진 재치 있는 말도

감탄을 자아내는 정보 제공도

눈물 쏟아지는 감동적인 말도

 

제겐 없습니다.

풍족히 나누어줄 무엇도

세모도 네모도 다 끌어안을 너그러움도

 

그래서 자꾸만 더 소중해지는 당신뿐입니다.

 



 

50.

 

너른 길 평평한 길

주님 길은 신난다고 따라가다가

험한 길 좁은 길 만나 갸웃거립니다.

 

이 길만 있겠어?

주님만 그 길로 먼저 보내고

나는 길을 만들면서 걷습니다.

 

그러다 기어이 절벽 앞에 섰습니다.

주님, 제발 위태한 저를 도우소서.

 



 

51.

 

눈을 높여 선 한 줄을 긋고

이 정도 선에서는 놀고 살아야 하는데

한숨 쉬며 속을 끓입니다.

 

당신은 낮은 곳 더 낮은 곳에

동그라미 하나 그리고

거기서 함께 살아라 서로 도우라 합니다

 

정작 나는 아직도 낯선 곳에서

점 하나 되어 허덕이며 외롭습니다.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