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도 – 말을 닫고 당신을 만납니다>
31.
말을 잃고 당신을 만나는 사람들
의심하다 벙어리가 된 세례요한의 아버지 사가랴
회심 후 다소로 낙향해 13년을 침묵한 바울
매와 조롱 속에 입을 다무시고 하늘에 순종한 예수님
비교도 안 되는 작은 고난에도
저는 수시로 말을 잃고 슬픔에 잠깁니다.
오늘은 그저 당신을 만나 희색을 구할 뿐입니다.
32.
행운과 기적이 없는 날에는
신앙의 기쁨도 줄어들고
힘든 일 가난 풍파 마주치면
사랑 따위 무슨 소용 있나 기운 잃는데
오늘은
별도 달도 따는 용맹한 믿음은 놔두고
그저 변덕부리지 않는 은총이나 주소서.
33.
주차장 철조망 담장 아래
한 송이 노란민들레가 자리 잡았네요.
어디 핀들 꽃이 아니냐고 일생을 보냅니다.
오늘까지 여러 날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견디고 산 나도
어떤 자리에서 살아도 귀한 생명이지요.
지켜준 당신과 대견한 제가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굿잡! 앤드 생큐!
34.
비가 내리는데도
마음이 자꾸만 메마르고 시들해져
슬픔에 슬픔을
기쁨에 기쁨을 더해봅니다.
응급실 아이 곁에서 새벽을 맞던 날
살아나 준 것만으로 모든 슬픔 사라졌고
작고 큰 경사에 들렸던 가족의 웃음소리는
아직 남은 날들을 능히 견디게 하는데
뭔 새 행운과 새 기쁨을 바랐는지...
‘감사하고 충분합니다. 주님!’
35.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다가
내 영혼이 외로워졌습니다.
하나님께는 듣고 싶은 말을 못해주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서
하나님을 힘들게 했습니다..
함께 기뻐하며 힘을 얻는 말들을
하나님께도 사람에게도 하고 싶습니다.
잘 안될 때는 침묵하는 지혜라도 주세요.
36.
맑은 날이 좋은 것은
이전에 흐린 날이 있기 때문입니다
평안이 감사한 것은
바닥에 고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제게 혹 닥칠 어려움들도
끝이 아니고 시작이기를
열매가 아니고 뿌리이기를
죽지 않으면
다시 살길 없다던 주님께 빕니다.
37.
내게 유익하게 살기도 이리 힘드니
남에게 유익하게 살기는 얼마나 어려울까요.
더는 누구더러 못 산다고
왜 내게 도움 안 되냐고 말 못하겠어요.
그래도 먼 뒷날 끝에는
하나님께 이런 칭찬 받을 수 있을까요?
‘잘살았구나! 대견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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