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작은 기도

짧은 기도 (31-37) 말을 닫고 당신을 만납니다

희망으로 2015. 7. 17. 09:16

<짧은 기도 말을 닫고 당신을 만납니다>

 

 

 

31.

 

말을 잃고 당신을 만나는 사람들

 

의심하다 벙어리가 된 세례요한의 아버지 사가랴

회심 후 다소로 낙향해 13년을 침묵한 바울

매와 조롱 속에 입을 다무시고 하늘에 순종한 예수님

 

비교도 안 되는 작은 고난에도

저는 수시로 말을 잃고 슬픔에 잠깁니다.

오늘은 그저 당신을 만나 희색을 구할 뿐입니다.

 

 


32.

 

행운과 기적이 없는 날에는

신앙의 기쁨도 줄어들고

 

힘든 일 가난 풍파 마주치면

사랑 따위 무슨 소용 있나 기운 잃는데

 

오늘은

별도 달도 따는 용맹한 믿음은 놔두고

그저 변덕부리지 않는 은총이나 주소서.

 



 

33.

 

주차장 철조망 담장 아래

한 송이 노란민들레가 자리 잡았네요.

어디 핀들 꽃이 아니냐고 일생을 보냅니다.

 

오늘까지 여러 날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견디고 산 나도

어떤 자리에서 살아도 귀한 생명이지요.

 

지켜준 당신과 대견한 제가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굿잡! 앤드 생큐!

 




34.

 

비가 내리는데도

마음이 자꾸만 메마르고 시들해져

 

슬픔에 슬픔을

기쁨에 기쁨을 더해봅니다.

 

응급실 아이 곁에서 새벽을 맞던 날

살아나 준 것만으로 모든 슬픔 사라졌고

작고 큰 경사에 들렸던 가족의 웃음소리는

아직 남은 날들을 능히 견디게 하는데

 

뭔 새 행운과 새 기쁨을 바랐는지...

감사하고 충분합니다. 주님!’

 



 

35.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다가

내 영혼이 외로워졌습니다.

 

하나님께는 듣고 싶은 말을 못해주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서

하나님을 힘들게 했습니다..

 

함께 기뻐하며 힘을 얻는 말들을

하나님께도 사람에게도 하고 싶습니다.

잘 안될 때는 침묵하는 지혜라도 주세요.

 



 

36.

 

맑은 날이 좋은 것은

이전에 흐린 날이 있기 때문입니다

평안이 감사한 것은

바닥에 고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제게 혹 닥칠 어려움들도

끝이 아니고 시작이기를

열매가 아니고 뿌리이기를

 

죽지 않으면

다시 살길 없다던 주님께 빕니다.





 

37.

 

내게 유익하게 살기도 이리 힘드니

남에게 유익하게 살기는 얼마나 어려울까요.

 

더는 누구더러 못 산다고

왜 내게 도움 안 되냐고 말 못하겠어요.

 

그래도 먼 뒷날 끝에는

하나님께 이런 칭찬 받을 수 있을까요?

잘살았구나! 대견하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