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잡담 166 - 가장 낮은 곳에는 혼자다>

희망으로 2014. 9. 10. 11:31
<잡담 166 - 가장 낮은 곳에는 혼자다>

어릴 때 명절 끝쯤이면 종종 울었다.
열살 무렵에 서러움과 외로움에 복받치는 느낌이라니,

종갓집의 3박4일 지지고 볶던 시끌벅적하던 잔치가
학교를 다녀오면 물빠져나간 바다처럼 썰렁했다.
다들 돌아가고 아무도 없는 그 고요한 충격

아무도 모르고 도움도 되지 않을 것 같은
그 미어지는 느낌은 어른이 되어서도 여기저기서 출몰했다

지독한 치통으로 밤을 새우며 데굴 구를 때 그랬고
내 힘으로 온 식구를 몇 십년 챙기기 버겁다고 느낄 때가 그랬다.

곁에 있던 아내가 무너지는걸 바라만 보면서 그랬고
도무지 선명하지 않고 가물거리는 믿음이 불안할 때 또 그랬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종종 그렇듯
가장 낮은 곳에 내려갈 때 더 확실하게 느꼈다.
그곳에는 오직 혼자라는 걸,

자루속의 기둥처럼 버텨주던 몇 가지들
건강, 자부심, 친구들, 의욕, 지갑속 얼마의 돈
그것들이 결핍이 되거나 불안으로 느껴지면 여지없이
털썩! 주저앉고야 마는 빈 자루의 바닥

혼자 그 낮은 곳에 머물러 본 사람만이 
혼자 또 다른 가장 낮은 곳에 떨어진 사람을 이해한다.

아... 그 혼자만의 두려움, 외로움, 
그래, 아무도 오지 못하고 기어 나가지도 못하고 
갇혀서 오직 신에게만 손 내밀던 그 느낌.

"힘이 되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나도 가장 최근에 그 바닥에 혼자였던게 사흘쯤 전이었나?,
끌어내주지는 못하지만 기다려줄께, 
나도 누군가 지켜보며 기다려주기를 바랬거든...."

사진: <잡담 166 - 가장 낮은 곳에는 혼자다>
어릴 때 명절 끝쯤이면 종종 울었다.
열살 무렵에 서러움과 외로움에 복받치는 느낌이라니,
종갓집의 3박4일 지지고 볶던 시끌벅적하던 잔치가
학교를 다녀오면 물빠져나간 바다처럼 썰렁했다.
다들 돌아가고 아무도 없는 그 고요한 충격
아무도 모르고 도움도 되지 않을 것 같은
그 미어지는 느낌은 어른이 되어서도 여기저기서 출몰했다
지독한 치통으로 밤을 새우며 데굴 구를 때 그랬고
내 힘으로 온 식구를 몇 십년 챙기기 버겁다고 느낄 때가 그랬다.
곁에 있던 아내가 무너지는걸 바라만 보면서 그랬고
도무지 선명하지 않고 가물거리는 믿음이 불안할 때 또 그랬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종종 그렇듯
가장 낮은 곳에 내려갈 때 더 확실하게 느꼈다.
그곳에는 오직 혼자라는 걸,
자루속의 기둥처럼 버텨주던 몇 가지들
건강, 자부심, 친구들, 의욕, 지갑속 얼마의 돈
그것들이 결핍이 되거나 불안으로 느껴지면 여지없이
털썩! 주저앉고야 마는 빈 자루의 바닥
혼자 그 낮은 곳에 머물러 본 사람만이 
혼자 또 다른 가장 낮은 곳에 떨어진 사람을 이해한다.
아... 그 혼자만의 두려움, 외로움, 
그래, 아무도 오지 못하고 기어 나가지도 못하고 
갇혀서 오직 신에게만 손 내밀던 그 느낌.
"힘이 되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나도 가장 최근에 그 바닥에 혼자였던게 사흘쯤 전이었나?,
끌어내주지는 못하지만 기다려줄께, 
나도 누군가 지켜보며 기다려주기를 바랬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