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받으시는 하나님>
"왜 우리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가요?"
아내의 전신마비로 응급실을 들락거리고,
몇 년을 아픈 사람 하나와 멀쩡한 남편,
둘을 버러지처럼 살게 하시는게 원망스러워 물었지요.
"이게 뭐냐구요 ㅠ.ㅠ, "
속으론 지난 죄를 손꼽아 보면서 그래도 이렇게까지
남보다 열배 백배는 치도곤을 맞을 만큼 악하게는 안 살았는데...
라는 억울함이 밥속의 돌멩이같이 버석거렸지요.
사순절로 들어선 날,
겟세마네 동산의 한 사내가 보였습니다.
4월의 쌀쌀한 한기속에서 땀으로 범벅이 되고,
떨어지는 땀방울이 핏방울처럼 붉은 절규하는 사람...
정말 죄 한 줌 없고,
아무 욕심도 없는 우리와는 다른 사람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끝내 외면했습니다.
잔을 피하기는 고사하고 채찍과 가시관에 침맞는 수모까지
거기서 끝이 아니라 높이 달려 올라가 옆구리에 창 찔리고
죽도록 억울하였지만 죽도록 내버려 두었지요.
억울하다고 항변하던 내 원망이
물거품이 되어 땅속으로 숨어듭니다.
"우리가 억울하면 그이만큼 억울할까??...."
그때 안보이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피 흐르는 십자가 위에 또 한 분이 울고 있었습니다.
억울하고 살과 뼈를 파고든 처절한 고통을 겪는 사나이의 아버지...
"나를 버리는가요? 정말 그런가요?"
라고 울부짖는 그 비명을 못 듣는 것도 아니고
눈이 나빠 안보이는 것도 아니고
한 방에 쓸어버릴 힘이 없는 것도 아닌 또 한 분이 억울함을 달래며...
고스란히 그 순간을 같이 주먹 부르르쥐며 고통을 참으며
고난 받는 예수의 아버지,
하나님도 동시에 고난을 받고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나와 아내가 고생하는것도 보면서 힘들어하실지도 몰라"
갑자기 그 생각에 맘이 뭉클해집니다.
우리는 방금 끝난 세탁물처럼 깨끗하지도 않고
숲속의 바람처럼 맑고 향기로운 사람도 아닌데...
우리때문에 고난받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미안함이 몰려오네요.
"죄송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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