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3가지 욕구가 있습니다.
식욕, 수면욕, 그리고 성욕...
전문가들은 이것을 재물을 모으는 욕구 등과는 다른 욕구,
즉 '본능'이라고 다르게 보기도 합니다.
사람들 몸에 있는 마음을 먹고 움직이는 근육, 신경들과 다른
자동적을로 움직이는 위장 소화기관 심장 폐등과 같은 자율 신경계 근육처럼!
생각으로 움직이고 멈추는게 잘 안되는 본능같은 욕구...
그런데도 사람들은 장애인이나 너무 가난한 처지, 혹은 비상상태의 사람들은
그런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키려하거나 참지 못하는 것을 비난하기 쉽습니다.
자기 형편도 모른다거나 혹은 염치없다, 생각이 모자라는 철부지다 뭐 그런식으로...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본능적인 욕구는 그런 여건이나 상황과 상관없이도 계속 작동되는
몸을 가진 존재들의 숙명입니다.
그중에서도 먹고 싶은 욕구나 자고 싶은 욕구에는 대범하고 흔쾌히 동의합니다.
하지만 성적인 욕구에는 그야말로 잔인할 정도로 비난과 외면을 스스럼없이 하곤 합니다.
아주 사랑이 넘치고 희생적이라는 종교인들조차 그럽니다.
이런 내용을 기독교 모임인 사이트나 게시판에 올려도 될까?
일말의 공감이나 수용없이 과연 생각이나 해볼까 심히 두렵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명령에는 분명 이런 대상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가난한자, 억눌린자, 고아와 과부, 병들고 장애를 가진자 모두를 특별히 더 사랑하라는
사랑의 하나님 명령속에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병들고 장애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나 공감없이
그들을 한없이 사랑한다는게 과연 가능할까요?
그런점에서 오늘 기사 하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거룩하고 성결함을 추구하는 분들중에서는
불결하다, 자극적이다, 그러면서 심히 불편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있던 일산 재활병원에서 아주 젊은 총각 처녀들,
또는 30대 교통사고로 부부관계가 불가능해진 남편과 아내들이
단지 성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이유 하나로 눈물을 머금고 사랑을 포기하거나
이혼을 결심하고 심지어 죽음을 스스로 자처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들을 이해하지않고, 공감해주지 못하면서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사랑한다는게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건강하고 그런 형편이 되어보지 못한 사람은 열번을 죽었다 께어나도
도무지 낮설고 불편한 진실을 말입니다.
오늘 많이 여러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저도 그들중의 한사람일지도 몰라 더 절실한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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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김 글]
"아이의 자위행위, 당연히 존중해야죠"
[장애아 부모로 산다는 것⑥] 자폐성 장애아 한결·한길 엄마 우진아씨흔히 '장애아'라고 하면 '불쌍하다' '안 됐다' 등의 말이 따라붙곤 합니다. 하지만 여기, '행복하다' '네 덕분에 산다'며 미소 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입니다. 사회의 편견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사랑으로 사는 그들. <오마이뉴스>와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www.miral.org)이 이들을 만나러 갑니다.[편집자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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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도 키우기 어렵다는 발달장애아를 둘이나 키우고 있는 우진아씨 | |
ⓒ 추연만 |
"초등학교 3학년쯤일 거예요. 아들이 엄마가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한 채 거실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거예요. 순간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 녀석을 데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막막하고 슬프고 그랬어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발달장애 1급 한결이(최한결·14), 한길이(최한길·14) 쌍둥이 아들을 둔 우진아(44)씨. 진아씨는 아들의 첫 자위행위를 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말이 통하는 아이라면 가르치기라도 하겠지만, 하물며 녀석은 발달장애아가 아닌가.
그러나 낙심만 하고 있다고 해서 해결해 줄 사람은 없었다. 엄마는 아들을 위해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녀석들과 같이 살기 위해 모든 것을 알고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물어보기도 뭣한 일이라 혼자서 여기저기 찾아보다 '제나'(제나프라이드 : 한국 발달장애인 가족연구소)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성교육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바로 전화 상담을 하고 다음 날 찾아갔죠. 그렇게 시작한 공부로 지금은 발달장애아를 위한 성교육강사가 됐어요."
하나도 키우기 어렵다는 발달장애아를 둘이나 키우고 있는 우진아씨. 첫딸과 17개월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다 보니 출산 후 몇 개월 동안은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잠을 자본 일이 없다고. 극심한 피로와 육아에 대한 부담에서 시작된 산후우울증으로 삶을 내던져 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었단다. 그러나 이제 막 태어난 쌍둥이와 겨우 두 살 된 딸 아이 앞에서 엄마의 우울증은 사치였다.
"우울증은 6개월 만에 극복했어요. 아이 셋하고 이러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었죠. 그래서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친정 식구들에게 잠깐씩 맡기고 운전 연수를 다녔어요. 아이들 모두 잠든 새벽에 혼자 커피를 마시며 책도 읽고... 가능한 내 시간을 가져보려고 애썼지요. 그 시기에 우연치 않게 자폐증에 관련한 책을 읽게 됐는데, 우리 쌍둥이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더 많은 책을 찾아보게 됐어요."
쌍둥이는 누나와는 많이 달랐다. 딸아이가 워낙 예민한 데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똘똘한 편이이라 그런지 발달이 늦은 쌍둥이들에 대해 엄마가 느끼는 불안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것에 비해 훨씬 심했다.
비디오를 틀어 놔도 반응 없던 쌍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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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지만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이는 한결이와 한길이 | |
ⓒ 추연만 |
"사람들은 '쌍둥이가 엄마를 편하게 해주려고 울지도 않고 순하다'고 말했지만 제가 보기엔 순한 게 아니었어요. 비디오를 틀어 놔도 아무 반응이 없고, 빛이나 소리가 나는 쪽에서 반대로 고개를 돌려도 꼼짝 안고 그대로 있었지요. 처음에는 귀가 안 들리는 건 아닌가 의심도 했어요."
엄마의 걱정은 가족 안에서 공감을 사지 못했다. 가족들은 '점잖은 아이' '늦되는 아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를 '조급하다' '유난스럽다' '예민하다'고 탓할 뿐 아이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려 들지 않았던 것. 쌍둥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4살이 넘어서야 검사를 받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늦게 진단을 시작하고도 발달장애 판정을 받기까지는 3년이란 세월이 더 필요했다.
"아이가 셋이다 보니 상담이든 진단이든 받으러 가기가 쉽지 않았어요. 쌍둥이를 한 번에 진단해 주면 좋겠는데 한 번에 한 아이밖에 들어가지 못하다 보니 다른 아이를 맡아 줄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애써서 상담예약을 잡아놨다고 해도 미뤄야 하는 처지에 놓였죠. 한 번 상담 예약을 잡으려면 적어도 2~3개월이 걸리는데... 더구나 마침 터진 IMF로 가정 형편도 어려웠어요. 상담비용만 한 아이 당 26만 원이 들었던 것 같고요. 그때까지는 장애등급이 나오지 않아 사설 치료시설을 다니다 보니 특수 치료도 하나당 40만~50만 원은 보통이었죠... 아이들 병원비로 연간 6000만 원 이상 쓴 것 같아요."
한결이와 한길이는 2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지만 성격과 성향은 전혀 다르다. 큰 아이 한결이는 한 자리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고 숨거나 구석을 향하는 성향인가 하면 동생 한길이는 잠시도 몸을 가만두지 못하고 마구 뛰거나 달리며 사고를 치는 아이다. 이런 두 아이와 비장애아인 딸까지 세 아이를 혼자 키우다시피한 엄마. 순간순간 절망과 마주할 때 세 아이와 함께 세상을 떠나 버릴까 모진 마음도 먹어봤지만, 엄마를 바라보는 천진난만한 눈망울에 마음을 고쳐먹을 수밖에 없었다.
"나 혼자 죽을까. 쌍둥이만 데리고 죽을까. 세 아이와 함께 죽을까 고민했지요. 하지만 살아보자 생각했어요. 그리고 '기왕에 사는 거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살자' '내가 지켜줘야 할 아이들, 그리고 나를 지켜주는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살아보자'라고 생각했어요."
사고뭉치 쌍둥이를 데리고 세상에 나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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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성장애 1급인 14살 쌍둥이 한결이와 한길이, 그리고 엄마 우진아씨 | |
ⓒ 추연만 |
엎지르고, 부수고, 쏟고, 넘어지고, 부딪치고, 구르고, 다치고... 잠시만 눈을 떼도 사고를 치는 아이들이었지만 엄마는 과감하게 외출을 시도했다. 자폐성장애아 교육에 외부자극이 큰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쌍둥이들에게 필요하다면 남의 시선 따위는 두렵지 않았다.
"똑바로 서서 걷지를 못했어요. 항상 몸을 흔들면서 비틀비틀 불안하게 걷고, 손을 놓으면 위험한 것도 모르고 차도로 뛰어들고... 손에 쥐가 나도록 붙잡고 다녔어요. 한 손을 잡으니 다른 손으로 이것저것 만지고 쓰러뜨리고 해서 한 줄 기차를 만들어 다니기도 했죠. 슈퍼마켓에 가면 손에 잡히는 것마다 잡아 뜯고 가지고 나와 10만 원 넘게 계산하는 건 보통이고요. 물론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때도 있었어요. 대 놓고 '애 교육을 저 따위로 시키느냐' '장애가 있는 애들을 왜 데리고 다니느냐'라며 욕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그때그때 이해를 구했어요. '우리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그런다'고요. 그리고 '규칙이나 예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자폐'라고요."
쌍둥이의 상태가 이 정도였지만, 병원에서 정식으로 장애진단을 받게 된 것은 7살경이었다. 오진을 우려했기 때문인지 의사는 '발달지연'이라며 "기다려 보자"는 말만 계속했고, 쌍둥이는 7살이 돼서야 비로소 자폐 판정을 받았다.
"의사가 원망스럽더라고요. 차라리 처음부터 장애라고 했더라면 희망을 가지지도 않았을 텐데 '지연'이라고 하니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때부터 들어갈 학교를 알아봤어요. 통합교육이 필요한 건 알았지만 한결이 한길이는 발화(發話)도 안 되는 상태라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학교 생활 자체가 어려웠거든요. 엄마라도 도와줘야 하는데 쌍둥이다 보니 둘을 동시에 어떻게 할 수도 없었죠. 그래서 장애인으로 살아갈 최소한의 생활훈련을 받는 쪽을 택했어요. 대신 통합교육 부분은 제가 책임지기로 했지요."
쌍둥이들을 특수학교에 보내는 데도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한 번은 아이들의 입학을 상담하기 위해 집 근처 특수학교를 찾았다가 장애아들을 대하는 교사들의 강압적인 태도에 놀라 도망치듯 돌아오기도 했다고. 통학 거리와 환경, 그리고 아이들의 특성을 모두 감안해야 하는 장애아들의 입학. 고민 끝에 엄마는 집에서 조금 멀어도 안심하고 아이를 보낼 수 있는 육영학교(장애인특수학교)에 입학원서를 냈다.
"장애아의 자위행위, '못된 행동'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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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 두 아들 때문에 기쁘고 행복하다는 우진아씨 | |
ⓒ 추연만 |
"전철로 가려면 세 번 갈아타야 하고 버스로 가려면 두 번 갈아타야 했지만 일부러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했어요. 장애인이 적응해야 할 사회 환경 중 대표적인 것이 대중교통이잖아요. 초등학교 입학 전 조기교실을 다닐 때도 일부러 대중교통을 이용했어요. 두 녀석을 데리고 버스를 타면 별일이 다 있지요. 버스에서 쫓겨나 중간에 내린 일도 여러 번 있었어요. 한 번은 아이가 하도 소란을 피우고 난리를 치니 기사 아저씨가 잠실대교 중간에 버스를 세우더라고요. 애들 데리고 내리라고요. 거기서 내려 3시간을 걸어서 집에 왔어요. 택시를 탈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걸었어요. '중간에 내리면 이렇게 고생한다'는 걸 가르치려고요."
버스에 동승했던 승객들 중 반은 엄마를 비난했고 반은 동정했다. "시끄러우니 아이를 데리고 내리라"는 승객은 차라리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애에 대한 이해 없이 "저런 걸 왜 낳았어?" "저런 걸 왜 데리고 다녀"라며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비난하거나 대놓고 "쯧쯧" 혀를 차며 동정 아닌 동정을 하는 사람들은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난단다.
"아직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동등한 인격체나 동등한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아요. 장애인을 부족한 사람으로 여겨 무시하고 경멸하거나 고작해야 '불쌍하다' '안 됐다' 동정하는 정도지요. 장애인 본인들도, 장애아를 둔 엄마들도 동정을 원하는 것이 아니에요. 존중해 주지 못할 거면 차라리 동정보다는 모른 척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한결이 한길이 엄마 우진아씨는 서울장애인인권부모회에서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발달장애아 성교육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인터뷰를 하던 날도 성교육을 위해 장애인 특수학교인 밀알학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장애아가 다 같은 거라 생각하겠지만 장애별로 특성이 다 다르고 당연히 교육방법도 달라요. 저는 그 중 발달장애아 성교육을 담당하고 있어요. 오늘은 밀알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 시간을 이용해 성교육 수업을 했어요. 사회적으로 장애인 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긴 했지만, 실제로 장애아들에게 성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더 문제인 것은 장애아의 부모조차도 자녀들의 성을 무시하거나 알고도 인정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에요."
진아씨는 비장애인들은 물론 장애아들 역시 성적 권리와 성적자기 결정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면에서 자위행위도 혼내거나 차단해야 하는 '문제 행동'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가르치고 지도해야 하는 '건강한 권리'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처음엔 어느 부모나 저처럼 당황하실 거예요. 하지만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나 문제 행동은 아니라는 거죠. 그러므로 부모든 가족이든 그들을 지지하고 격려해 줘야 합니다. 장애아들도 자위행위를 할 수 있고 보호받을 권리도 있어요. 다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중받기 위해 몇 가지 지켜야 할 것(예의 혹은 에티켓)들을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지요.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성교육이고요.
예를 들자면 남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혐오감을 주지 않도록 개인적인 장소(예를 들면 자기 방이나 자기 집 욕실)를 정해주거나 자위행위를 마친 후에는 손을 깨끗이 닦도록 하는 것들이죠. 또, 여자 아이들이라면 이물질을 넣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공개된 장소에서 성기를 만지거나 노출하면 안 된다는 등의 성폭력 예방 교육도 함께 해야 합니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지만 반복적으로 교육하면 어느 정도 행동 통제는 가능하거든요."
욕구 억누르면 다른 부작용 나타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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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중조절을 위해 방과후 체육교실에 다니고 있다 | |
ⓒ 추연만 |
중학교 1학년. 쌍둥이들은 어느새 엄마만큼 몸집이 커져 버렸다. 커지는 몸집만큼 감당해야 할 걱정도 커지지만 아들들 앞에서 엄마는 늘 밝고 씩씩하다.
"이젠 두 녀석의 하루 스케줄만 봐도 그분이 오실지(욕구가 생길지) 알 수 있죠. 눈치가 보이면 '이불 덮어'라고 말해주고 제가 방을 나와요. 두 녀석이 한방을 쓰는데, 한 녀석이 눈치껏 비켜줄 상황이 아니니까 이불 속에서 혼자 해결을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거예요. 이해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지극히 사적인 행위니까 서로 존중하라는 의미에서요."
우진아씨는 억지로 성적욕구를 잠재우기보다는 해소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자위행위 욕구를 잠재우기 위해 밤낮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시킨다거나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놀잇거리로 관심을 돌리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임시방편은 될 수 있을지언정 원인을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것. 오히려 건강하게 욕구를 발산하도록 유도하는 게 아이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욕구를 억누르다 보면 오히려 상동행동(의미 없는 동작을 반복함)이 심해지거나 극심한 텐트럼(분노발작)으로 인한 자해 혹은 가해로 본인이나 타인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제가 아는 어머니 중에 한 분은 30대가 넘은 아들을 데리고 한 달에 한두 번 성매매집결지에 찾아가세요. 직업 여성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성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성매매'라고 비난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아직은 없으니까요. 2010년 개봉한 영화 <섹스 볼란티어>도 같은 내용이잖아요(관련기사 보기). 당사자가 아니면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엄마라서 그런지 아들의 성적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그 어머니가 존경스러워요.
그 반대의 케이스도 있어요. 아들의 자위를 도와준 어머니의 경우인데요. 처음엔 자위로 만족하던 아들이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는 거예요. '차라리 아들과 함께 죽고 싶다'며 통곡하는 늙은 어머니의 심정을 누가 이해하겠어요."
우진아씨는 장애인 본인에 대한 성교육도 중요하지만 못지않게 강조돼야 할 것이 부모님과 교사(일반학교와 특수학교 모두)에 대한 성교육이라고 했다. 특히 아이의 상태를 가깝게 지켜볼 수 있는 부모들에 대한 성교육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교육이 아닐 수 없다.
"제가 답답해서 배웠는데 배우고 보니 많은 장애아와 그 부모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더라고요. 장애인이기 때문에 아무런 감정도 느낌도 욕구도 없을 것이라 치부하는 비장애인들의 편견도 문제지만, 정작 장애아를 가진 부모님들조차 아이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음에도 마냥 아기로 본다거나 무성(無性) 혹은 중성(中性)이라고 여기는 것이 더 문제예요. 그런 편견을 깨지 않는 한 장애인의 성적권리는 영원히 지켜질 수 없는 것이죠."
"엄마"... 이제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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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아들 손을, 아들은 엄마 손을 꼭 잡아 주었다 | |
ⓒ 추연만 |
인터뷰를 마친 엄마는 아이들을 데리러 근처 스포츠센터로 향했다. 최근 급격히 늘어난 쌍둥이들의 몸무게 때문에 운동시간을 늘리고 있단다. 운동을 좋아하고 즐길 줄도 아는 쌍둥이들. 수영·인라인스케이트·배드민턴 등 배운 것들을 제법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때면 엄마 기분도 날아갈 듯 좋다고.
"최한결 최한길 오늘 운동 열심히 했어? 어디 어디 엄마 눈을 봐야지. 오늘은 다른 선생님이 한결이 한길이 만나고 싶다고 오셨네. 인사해야지. 인사해봐."
엄마의 지시에 한결이가 꾸벅 인사를 한다. 한길이는 어리광도 부릴 줄 알고 눈웃음도 칠 줄 아는 애교쟁이 막내다. 그에 비해 수줍음이 많은 한결이는 엄마 곁을 맴돌 뿐 먼저 다가서지 않는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엄마는 늘 그랬듯 양손을 내밀어 두 아이의 손을 꼭 잡는다.
아니 어쩌면 아이들이 엄마 손을 꼭 잡았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엄마가 위험한 차도로 달려나가려던 아들들의 손을 잡았던 것처럼 순간순간 힘들고 지쳐 세상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을지도 모르는 엄마 손을 꼭 잡은 것이다.
그리고 말한다. 서툴고 어눌하지만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듣고 싶은 말이다.
"엄마."
덧붙이는 글 | 장애인가족에게 격려와 사랑을 전달해 주세요. 이 기사를 읽고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후원하고 싶은 분들은 [밀알복지재단 누리집]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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