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는 길/예수님과 함께 가는 길

날마다 죽지 않으려면 지팡이라도

희망으로 2012. 5. 27. 08:32

불안이 몰려오는 이유는??

 

아침밥차가 단 5분도 오차 없이 병실 복도에 도착했습니다.

720분이면 시작하는 아침식사가 주일에는 더 빠른 느낌입니다.

치료도 없고, 특별히 일찍 일어나서 할 무엇이 없는데도

밥을 먹기 위해 간밤에도 12시 자정 지나서만 두 번이나 일어나는 바람에

모자라는 잠을 참기가 싫어집니다.

결국 깨우고 세웠던 침대를 다시 눕혔습니다.

 

우리 밥 한시간만 있다가 먹자?”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시큰둥한 아내의 답,

그러던지...”

 

한 번 깬 잠이 저만치 도망가버려 뒤척이다

해와달 첫페이지 말씀 묵상을 읽었습니다.

지나간 일과 실패, 연약함에 대한 후회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런 것들에 매여 정작 중요한 지금, 오늘 해야할 일들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라는 깨우침입니다.

지금 주변에 무엇이 있느냐?“

모세에게 물어보시고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명령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봅니다.

 

늘 위축되고 기분 찜찜하고 속상하는 대부분이

따져보면 지난 일들에 메요 있습니다.

실패한 거, 잘못한 거, 놓친 기회들,

패잔병 같기도 한 후회들 투성이입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집요한지 걸핏하면 의욕을 상실하게 합니다.

내 주제에 뭘 할 수 있나, 그때 왜 그랬을까?’ ,

이미 지난 걸 우짜라고? ...

 

또 하나의 숨을 못쉬게 막는 벽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만약 그들이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모세처럼

일이 잘 안되면? 상황이 나빠지면? 나 마저 아프게 되면?

끝도 없는 부정적인 상상들, 움추려드는 자신에 대한 불신...

당장 그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닌데도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 것도

못할 정도로 초조하고 예민하게 몰아부칩니다.

나쁜 두려움’...

 

돌아보니 많은 날들을 이런 식으로 존재의 전부였던 오늘을 망치고

지금할 일도 외면하고, ‘여기꼭 했어야 할 역할도 못하며 망쳤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 걸까?

이런 식이면 설사 아내가 벌떡 일어나거나, 아프지 않았더라도

내 사는 꼴이 그다지 달라지기 힘들었을 거라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이 짐작은 한바퀴 돌아 나를 더 깊은 우울함으로 밀어넣으려고 합니다.

 

오늘 페이스북에서 김동호목사님은 이런 말씀을 올렸습니다.

사망의 원인은 죄에 앞서 있는 욕심 때문이라고...

하나님이 중심이 아닌, 하나님을 담지 않은 욕심은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라면서 그것들을 하나 둘 빼고보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 껍데기와 같아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두렵고 불안하고 자책하고 후회하는지도 모릅니다.

그 모든 욕심이 자신을 위해서, 자기에게만 향한 것이면

그 실패와 허무함도 자신에게로 향하는건 너무도 당연하겠지요?

 

신앙인들이 살아 움직이고 활기를 부어주는 것은 꿈과 환상이라네요.

성경이 말한 청년들과 노인들이 보는 환상과 꿈!

하나님이 담기고 중심이 된 꿈과 환상은 사람을 비참한 허무로 몰지 않는다네요.

당연히 그 일들은 하나님이 도우시고 하나님께로 돌아갈 유익일테니

모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그러고 보면 나의 모든 불안과 두려움, 후회와 실망들은 나를 향한

나만을 위한 욕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신앙인들이 가져야하는 꿈과 환상이 아닌...

 

제 주변 어디에 지팡이가 있는지 찾아야겠습니다.

이렇게 공황상태로 달려가는 나날들은 너무 힘이 듭니다.

야금야금 갉아먹히는 참 불편한 기분, 무겁고 축축한 심정이 싫습니다.

내게 놓여진 주위의 상황, 지금의 형편 그대로를 들어서

기적도 일으키고 할 일도 진행하시는 하나님께 맡겨야겠습니다.

하루도, 한시도 평안에서 떠나면 사는 게 무지 재미없어집니다.

 

무릇 네 마음을 지키라던 하나님,

제가 가진 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형편을 사용해서

제 자신만을 향한 욕심이 아닌 꿈과 환상으로 채워진

감사한 나날을 보내게 해주세요!

 

오늘은 주님의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