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부터 들이닥친 몸살감기,
돌아보니 그 전날 목요일 아내와의 말다툼을 핑계로밤에 싸돌아(?)다니고 밤늦도록 고성방가를 한
벌을 받았나봅니다.
온몸의 뼈마디마다 통증이 오기 시작하더니
목은 붓고 재채기 콧물 두통으로 뻗었습니다.
하루 종일 늘 하던 일을 해내면서 버티다
기어코 밤부터 댓자로 누웠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꼭 필요한 치닥거리만 해주곤
이불도 개지 않은채로 눕고 또 눕고,
밥만 먹이곤 드러눕고, 약만 먹이곤 드러눕고,...
도저히 못참고 약 안먹는다는 쓸데없는 고집을 접었습니다.
일요일 약국에서 삼일치 약을 지어왔는데,
딱 한번을 먹곤 그것도 중지했습니다.
눈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고 빨갛게 충혈이 되어
시야마저 뿌옇게 흐려져 참을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에,
약 부작용이 일어났는가 봅니다.
그 와중에 전화가 한통 걸려왔습니다.
몸은 천근만근이라 별로 친절하게 대답을 못했습니다.
국민일보 기자라면서,
제 블로그에서 미리 받은 성탄선물 글을 보았답니다.
정말로 얼굴도 모르는 분이고 만난적도 없는 분이시냐고...
우리 갈리리리마을에선 그런 사이인데도
가족처럼 지내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게 뭐가 이상하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좀 취재하고싶다고 허락해주시겠냐고 합니다.
몸은 엉망이고 눈은 잘 보이지도 않는데,
그래도 누군가의 귀한 마음을 높이 보고 기사로 쓰고 싶다는데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번 결혼기념금반지 사건이 떠올라 안하고 싶다는 맘을 누르고...
그리곤 아침에 출발할 때 연락을 주신다더니 소식이 없습니다.
밤새 더 아파서 못견디던 참에 잘되었다 싶었습니다.
한편으론 아마도 어제 김정일 사망 뉴스때문에 변경되었나보다
아내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잊어버리고 가까운 병원으로 갔습니다.
안과를 이어 내과까지, 검사하고 염증약을 타고 돌아왔는데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청주버스터미널에 내렸는데 병원위치를 좀 알려달라고,
아직 몸 컨디션도 엉망이고, 눈은 토끼같이 빨간데...
12시 못미처 병원으로 오신 국민일보 기자님,
좀 있다 따로 오신 사진부 기자님,
그렇게 사진 찍고 인터뷰하고 시작되었습니다.
h님이 보내주신 상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또 보여드렸습니다.
열심히 갈릴리마을 해와달의 분위기와 고마움들을 소개하며,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인터뷰중에 또 하나의 박스가 왔습니다.
이렇게 아직 만나지 못한 분들이 선물을 보내주시네요.
개봉한 박스안에서는 감탄을 부르는 이쁜 향기나는 성탄 초!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내를 6년째 돌보는 어느 목사님의 책!
계신 중에 도착한 택배 선물을 개봉하는 그 두 분의 기자님께
이 상황은 정말 기억에 남을 만한 실감나는 일인가봅니다.
그렇게 열심히 취재하신 여기자님은 아내에게 포근한 털모자와
목도리를 개인 돈으로 사오셨습니다.
인터뷰를 끝내고 가시면서 좋은 시간을 보낸게 고맙다고,
취재이상으로 여러가지 생각과 경험을 가지고 가신다고 합니다.
결국 보내드리고 전 떨어져 잠이 들어서 치료실에서 데려와야 할
아내를 선생님이 침대까지 데리고 오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도 눈에 염증이 조금은 가라앉아서 이 글을 씁니다.
제 소식이 궁금하다고 상한갈대님이 글방까지 오셔서
시 한편을 남겨 놓고 가시는 바람에~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오늘 취재한 기사는 23일, 금요일 국민일보에 나온다네요.
지난번 하도 어이없이 불방의 쓰라림을 당해보아서,
이번에는 별로 기대하진 않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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