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빈곤과 상대 빈곤
오늘도 영락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지친 하루였다.
아침부터 시작된 주위환경과의 부조화, 스트레스속에
며칠을 다니던 병원치료의 고단함이 보태져서 신경이 예민해졌다
그저 누구든 명분 약한 사람이 걸리기만 하면 한판 싸우고 싶은
참 딱한 심사로 부글 끓으며 보낸 하루다.
몸이 고단하니 마음도 고단해지고,
마음이 고단해지니 영혼도 고단해지나보다.
날마다 반대로 행복해지게 해달라고 빌고 애쓰더니 물 건너 갔다.
.
‘난 왜 이리 미워지는 사람이 많을까?
난 왜 남들이 잘못했다고 생각되는 일이 그리 많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슬그머니 자신이 없어진다.
똑 같은 상황에서 아내가 그런 말을하거나,
아이들이 화가 난다고하면 별 고상한 논리를 다 끌어다 입을 막으면서
정작 내게 일어나면 참 대책 없이 감정이 요동을치니....
병원을 오래 돌아다니며 정말 힘들고,
생사를 햇수도 아니고 날짜로 따지거나
누군가 소설로 지어도 그렇게 못 지을 사연들을 보았다.
단연코 아내나 나의 형편이 무슨 최악이라거나
절망적이라는 말 못한다.
그럼에도 참 지겹고 지치면 우리가 가장 밑바닥에 버려졌거나
살아야할 가치도 별로 없는 버러지 같은 존재가 아닌가 싶어진다.
원망, 좌절 의욕상실, 불평 미움 난폭한 심사....
버틸 비용마저 불안하여 돈걱정까지 겹치면 절대빈곤에 빠진 사람이 된다.
그러나 정말 우리가 절대 빈곤일까?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는 ‘아니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의료보호가 제도적으로 자리잡은 대한민국에서
방송과 형제 친척과 지인들의 도움까지 받아서 여기까지 온 것을
돌아보면 결코 그런 말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마음이 불편해지고 욱하는 것들이 있다.
남들이 좋은 일이라고 자랑삼아 하는 일들과,
마치 곧 죽을 만큼 큰 고통처럼 엄살을 부리는 작은 고민들을 들을 때면
속 심기가 나도 모르게 불편해진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부아가 난다.
떼돈을 벌고, 승진을 하고, 유유자적 유람을 다닌 자랑도 듣는다.
‘그래서? 그렇게 넉넉하고 복이 굴러들어오는 자랑을 힘들게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 앞에서 해대면 더 행복해지나? 남의 염장을 지르네...하며,
또는 그만한 일로 죽으면 우리는 열 번도 더 죽었겠다.
정말 죽을 만큼 힘든 지경이 뭔지 당해봐야 말 함부러 안하려나?
그렇게 중얼거려진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이렇게 속삭인다.
‘야! 얼마나 좋은 일이야? 정말 축하 한다! 내가 다 기쁘네!’
뭐 이렇게 축하를 해줘야지 당연한 거아냐?
행복한 사람이 곁에 많아야 덩달아 기분도 좋고 평안해지잖아?
그리고 남들에게 작아보여도 처음 당하는 사람에겐
참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는 거지, 어떻게 물건 저울 달 듯 일렬로 세우냐?
뭐 그렇게 주장을 한다.
이러니 두 마음이 종일토록 속에서 밀고 당기고 씨름을 한다.
어느 때는 긍정으로 기울어서 해죽거리고 웃다가,
어느 때는 부정적인 심사로 기울어 팩팩거린다.
어쩌라고? 종일토록 이러고 싱갱이를 해대니 참 피곤하다.
이 세상 마치는 날까지 이 싸움이 쉽게 안 끝나리란 예상이든다.
절대 빈곤이란 정말 비참한 상황이다.
여긴 다급하고 처참하며, 쉽게 늘어놓는 위로는 별로 힘이 안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절대 빈곤 상황의 경우는,
그러나 내가 두려운 절대빈곤은 하나가 더 있다.
비록 숨이 넘어가고 죽을망정 영혼의 평안과 하늘나라 간다는
믿음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면 나는 ‘절대 빈곤’이라고 안할 것 같다.
진짜 절대 빈곤은 어쩌면 사지가 멀쩡하고 가진 재산이 여유가 좀 있어도
너무 외롭고, 너무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면,
그리고 영혼에 주님도 성경의 약속도 한줄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절대빈곤이 아닐까?
오늘도 나는 두 세계 사이를 종일토록 오가며 싸우며 보냈다.
잘되는 사람들을 아주 그럴듯한 논리로 찌르기도하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나보다 나으면서 엄살 부린다고 핀잔도 하면서 보냈다.
그 와중에도 ‘그러는 게 아니다. 예수님의 따뜻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두가 소중한 이웃들 아니냐?‘하며 자신을 설득하기도 하고...
날이 갈수록 무거워지는 짐들을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많은 요령도 필요하고 쌓이는 찌꺼기같은 스트레스도 씻어서 흘려보내는
영혼의 지혜도 더 많이 필요해지는 밤이다.
"하나님, 저는 절대 빈곤에 빠진 사람이 아닙니다.
아시지요? 저와 우리 가족은 다음세상에서 하늘나라를 만날 것을
큰 기쁨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이잖아요.
부디 상대빈곤을 잘 다스려서 절대빈곤으로 추락하는 일 없도록
좀 도와주세요.
날름거리는 사탄의 유혹과 혼란들이 점점 가까이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하늘가는 길 > 예수님과 함께 가는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지않은 과실을 먹으리라 (0) | 2011.07.16 |
---|---|
믿음의 눈으로 보라! (0) | 2011.07.16 |
겨울밤 땀이 젖도록 돌봐주시던 이목사님께 (0) | 2011.07.08 |
힘빼! 하고 외치는 그분의 타이밍 (0) | 2011.07.06 |
장마철에 잠못드는 새벽, '이웃'... (0) | 2011.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