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씨만 계속 된다면 반드시 사막이 되고 만다!’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받아들이기 싫은 말이 있습니다.
자연에만 그런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사람도 좋은 일만 계속되면 감사의 마음도 만성이 됩니다.
그래서 그 와중에도 불만이 늘어나는 말도 안되는 일이 생깁니다.
온 나라에서 귀하고 몸에 좋다는 음식만으로 진수성찬을 차린
왕의 밥상이 아무 식욕도 자극하지 못하고,
맛있게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 있으면서 적응하여 편해졌던 먼저 병원을 떠나
새로 옮긴 병원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에 불편과 낯설음이 수시로 닥칩니다.
환경도, 자리도 바뀌고, 사람도 바뀌어서 거북한 경우도 생깁니다.
서로 다른 성격과 취향을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겁니다.
그중에는 많이 달라서 마음고생을 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대쪽에서도 저 때문에 힘들어지는 사람도 있겠지요.
환자복을 타러 간호사실에 세 번을 갔는데 번번히 빈손으로 돌아오다가
가져온 것이 그나마 삭고 쥐가 파먹은 것처럼 여기저기 낡았습니다.
집사람도 여자이다보니 거슬려서 다시 바꾸어 온 것 또한 그랬습니다.
속상한 마음에 들고 가서 보여주며 손가락이 들어갈 구멍이 있다고 말했더니
사복을 입으라고 간단히 말합니다.
남자가 간병을 하고 겉으로는 제 성격이 부드럽고 조용해보여서
사납게 따지는 아주머니 간병인들보다 너무 만만히 대접을 자주 받습니다.
환자복만이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그렇습니다.
사실은 제 성격이 많이 까칠하고 경상도 남자라 자주 욱! 터지는데도...
사소한 일들이 한 가지 두 가지 쌓이고,
일이 몇 번 꼬이는 날엔 영락없이 우울해집니다.
이 생활이 지겹고 도대체 끝이 기약 없는 긴 여정이 참 싫어집니다.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습기가 전혀 없으면 마른 먼지처럼 풀썩거리고 바람에 휙! 날라가서
형체도 없어진다는 간단한 사실을 가끔 묵상합니다.
그래서 일정한 수분을 늘 유지해야 뭉친 채 형상을 유지합니다.
메마른 흙바람으로 사라지지 않고 살 수가 있습니다.
때론 웃는 날들 중에 우는 날이 있어야 하는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오르막길이 끝없이 오르기만 하거나
모든 내리막길이 끝없이 내려가기만 하면
어둡고 답답하여 질식하여 죽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네 사는 과정이 그래서 오르고 내리는 날들이 반복하고
햇빛 나고 비 오는 날이 교대로 오는지도 모릅니다.
간혹 오래 같이 산 사람들이 지겹게 느껴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쉴 새 없이 새로운 사람만 만나며 체인지하며 사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 받다가
갈수록 안 좋은 평을 받기도 하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새로 사람을 사귀는 데는 도사인 그런 분들을 보면
참 부럽기도 하면서 저는 그 사귀는 과정이 힘들어 따라하지 못합니다.
참새가 옆에 있던 마누라가 포수에게 총 맞고 떨어지자
‘내가 얼마나 공들이고 사귄 시간이 얼마인데!’하면서 아까워 했다는
우수개 소리를 듣고, 집사람에게 ‘맞아 나도 바람은 못피겠다.
시간들이고 돈 들이고 마음 태우는 그 과정을 어떻게 반복하라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오래도록 다른 사람에게 마음 문을 열고 사귀지 못하는 분들이
참 답답하고 안타까우면서도 이해는 가는 게 그런 이유였습니다.
저도 빨리 잘 적응하지 못하고,
빨리 사람을 사귀지 못하여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안 좋아하는 사람의 가림도 심한 것이 늘 맘에 걸립니다.
하루 중에 좋아하는 일과 안 좋아 하는 일이 교차로 생기고
좋아 하는 취향의 사람과 안 좋아하는 취향의 사람이 번갈아 만나게 되면
우리는 흙으로 만든 사람인 것을 떠올려보십시오.
흙으로 시작했고 오늘의 육체는 내일의 흙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만 우리 속에 들어 온 하나님의 생기는 지켜야하지 않을까요?
때론 울고 때론 웃으며, 때론 올라가고 때론 내려가며,
때론 근심에 빠지고, 근심 중에도 기뻐할 일을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며
그렇게 이 세상을 지나가시길 제게와, 비슷하실 다른 분들에게 권합니다!
자주 물을 마시고, 가끔은 비를 맞고,
저처럼 낯설고 조금 불평등한 일을 당하여 속상하실 때
가능하면 기도 중에 눈물을 흘리시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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