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지도 못하는 우리만의 스타 같은 병실에 28살 먹은 아기 엄마가 있다.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쁜 자칭 타칭 미모의 스타다 옆 침대대의 간병사가 웃는 모습이 참 이쁘다고 했더니 하는 말, “웃는 모습만 이쁜줄 알아요? 자는 것도 얼마나 이쁜데요. 제가 좀 해요!” 병실 안에 웃음 폭탄이 일시에 터졌다. 먼저 있던 병원에서는 90%가 넘는 사람이 거의 일어서지를 못하는 장애인들이었다. 그래서 늘 일어서는 사람들이 부러움과 경탄의 대상이었다. 이 아가씨같은 아기 엄마는 잘 일어나고 걷는 것도 씩씩하다. 게다가 입담도 얼마나 좋고 성격이 쾌활한지 곁에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처음엔 아가씨인줄 알았는데 옷장에 작은 사진이 붙어 있는데 아이가 있었다. 며칠 되었는데 아직 남편이 한번 도 오는 것을 못 보았다. 집사람은 혼자 일어나 앉는 것도 거의 힘들고 걷는건 꿈같은 일이니 얼마나 부러운 대상이겠는가? 자기가 이쁘다는 말을 스스로 하고 남들은 다 한마디씩 하는데 난 웃기만하고 아무 말도 안했다. 며칠 되지 않았고 끼어들기가 좀 그랬다. 옆 분이 ‘거봐 저 아저씨가 웃기만하잖아!’ 그랬다. 그랬더니 나를 처다보며 정말 안믿는거냐는 듯 뭐라고한다. “웃는 모습도 이쁘고 자는 모습도 이쁜데 제가 보기엔 밝은 성격이 더 이뻐요!” 아주 좋아하는 표정으로 웃었다. 내가 아부를 잘했나보다! gg 그런데 일요일 오후 살것이 있어 잠깐 밖으로 나가는데 그 아기엄마가 걸어오고 있었다. 외출복을 입고 혼자 걸어오는 모습이 어쩐지 낮설었다. 이상하다? 왜 그럴까?... 티셔츠에 아가씨처럼 입은 사복으로 인사를 걸어오는데 걷는 모습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병원 안에서는 다들 불편한 몸이고 대개는 더 심한 장애를 가진 분들이라 많이 비교가 되었는데, 바깥에서 그 또래의 아가씨들이 씩씩하게 활보하는 속에서는 달랐다. ...우리들의 챔피언이 세상속에서는 꼴찌가 되어있었다. 제대로 뛸 수도 없는, 어쩌면 많은 장애인들이 그런 처지였다. 이 세상에서는 그 모두들이 뒤처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눈으로, 마음으로 , 실질적으로 불편을 주는 꼴찌들이었다. 이전 병원의 공주병 하늘이 엄마도, 세상만큼 넓은 마음을 가진 철수씨도, 늘 남을 배려하는 진욱씨도 다 세상속에서는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물로 느껴지기도 하는... 단지 우리만의 리그에서 스타들이었던 것이다. 마음이 아프고 당황을 해서 인사도 얼버무리고 지나쳤다. 평생을 사회 속에서 뛰지도 못하는 여인으로 살아갈 것을 떠올리니 무거워진다. 아무리 꽃처럼 예쁘면 무엇하나? 이런 자괴감도 몰려왔다. 걷는 사람이 이럴진 데 걷는건 고사하고 일어나지도 못하고, 무얼 집어 옮기지도 못하는 약한 팔을 가진 사람들은 더 하겠지. 예수님 시대에도 병자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한다. 온갖 신체적인 병들과 정신병의 일종인 귀신들린 사람들도 많았단다. 예수님은 그들을 늘 측은히 여기시고 때론 민망하여 눈물 지으시기도 했다. 왜 안 그랬을까... 예수님의 발꿈치에 머물기도 죄스런 나도 그러는데, 사랑의 마음 가득했던 예수님의 마음이야 얼마나 아프셨을까? 정말 이 땅의 뒤처지고 주저 앉은 사람들은 끝이 난 것일까? 이 세상이 생명으로 사는 끝이라면 더 오래 살아간다는건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고통과 치욕, 원망과 슬픔만이 더 지속되는 벌이 될 수도 있겠다. 이제 돌이킬수 없고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내려진 사람은 온갖 위로와 합리화를 버리고 죽는 길이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이 생이 이번으로 영원히 끝나는 것이라면! 예수님은 하늘에서 내려 오셨고, 하늘로 돌아가셨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만드시고 지켜보시지만 만나지도 보지도 못하는 사이로, 육체를 가지고 사는 동안은 길 위에 있을 뿐이다. 영원히 변치 않고 만나서 사는 것은 다음 세상이다. 이것이 성경에서 약속하신 말씀이고 오직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도 버티는 나의 믿음이다. 그게 아니면 이 세상을 꼴찌로, 장애물로 살아가야할 아무런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다음 세상의 영원함을 믿으니 살아야할 이유도 생기고, 사는 동안 웃어야할 이유도 생긴다. 주눅들거나 의심하지 않아야할 도리도 생기고, 같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다독거리고 도우며 끝까지 가야할 의무도 생긴다. 좋은 제도와 시설들, 봉사와 문화를 남겨야할 이유도 생기고, 기왕 가는 남은 시간을 기뻐하며 감사하며 가야할 지혜도 생긴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원한 세상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 병실의 뛰지 못하는 스타, 새댁도 계속 밝게 살아도 된다. 어쩌면 잘 뛸 수 있는 몸을 가지고도 절름거리며 사는 나보다 더 밝게! 이쁘고 아름답게, 당당하고 사랑스럽게, 모두에게 박수 받으며 살아주면 고맙겠다. 이건 집사람에게도 부탁하는 마음이고, 이 땅의 아프고 불편한 몸으로 살아가시는 중인 많은 분들께도 드리는 부탁이다. 힘내시고 다음 세상의 입구까지! 이 땅의 마지막 테이프를 끊는 날까지! 우리에게 하늘나라를 예비해주신 분께 영원한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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