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봄은 붙잡아도 가더이다
사람이 이 땅을 오고 감 같이
화사한 꽃들에 취해
겨울내내 버티고 준비한 고생도 잊고
그렇게 행복한 한때는
누구나 바라는 꿈일진데
빌딩 뒷편 응달에 심겨진 목련이
한달이나 늦게 간신히 봉우리 열었다가
아무도 봐주지 않는사이 낙화되었다
구석진 뒷편 대를 이었던 가난처럼
봄 나무는 봄에만 꽃피고
여름 나무는 여름에만 향기 피우고
가을 나무는 가을에만 열매 맺지만
사람은 365일 꽃피고 향기내고 열매 맺는다
단 한번도 못할 수도 있지만...
때를 만나는 건 행운이 아니고
복을 받는 것 또한 밖에서 들어오지 않으니
이미 안에 있던 것들이 나타남인걸
봄이 오고 가는데도 모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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