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사랑이 밥 먹여주나??

희망으로 2010. 12. 11. 22:55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안과를 다녀왔습니다.

오른쪽 눈이 거의 식별이 안될 정도로 안보입니다.

진찰을 하신 선생님의 결론은 망막에 염증이 온것 같다네요.

거의 실명에 가까운 정도로 뿌옇기만하고

시력표 가장 위의 대문짝만한 큰 글씨도 전혀 구별을 못하네요

약물치료를 2주 정도 한 후에 다시 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안그래도 G36번 시신경척수염 진단이 늘 마음에 걸렸는데...

한쪽 눈을 계속 가리고 생활합니다.

온 몸을 다 건드리는 병의 특징이 많이 힘들게 하네요.

면역기능 약화로 오는 사소한 병도 전쟁을 치르고 넘어가고....

귀에서도 출혈로 병원행

장에서 염증으로 20일간 탈수증에 시달려

발톱도 살을 파고들어 정형외과 수술

거의 주기적으로 방광염증발생으로 항생제 주사

오늘은 라디오를 듣다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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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밥 먹여주나??'

 

곁에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곁에 있다는,

라디오의 말한마디에 멍해진다.

 

365일 사지가 마비되고

대소변도 제 힘으로 못보는 사람 곁에

난 사랑하기 때문에 머무는걸까?

그것도 삼년이 넘도록...

 

아니지!

하루에도 대여섯번씩은 도망가는 꿈을 꾸고

입만 열면 한숨이 더 많이 나오는데

무슨 얼어죽을 놈의 사랑...

 

불쌍하긴하다.

입장 바뀌어 내가 누웠는데

식구가 도망이라도 가버리면??

그 생각에 차마 못 떠나는건지도 모른다.

 

이것도 사랑이라면

차가운 도시락 같은 사랑이다.

배는 고프고 먹음직스럽지만

막상 먹으면 서럽고 서늘한 사랑...

 

오늘도 사랑이 밥 먹여준다.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기 힘든

세상의 눈이 무서운 서방님이

무겁게 쳐진 밥숟가락을 옮겨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