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행복한 글쓰기 보물상자 116

아름다운 두 할머니

아침 운동길 풍경 며칠이나 내리던 비가 멈추자 생생하게 핀 보라색 나팔꽃! 멀리 채 변색하지 못한 먹구름이 파란 하늘을 돋보이게 흐르고 낮은 아파트와 개천의 풀밭도 싱그럽다 자전거 타는 아저씨는 멀어져가고 가을이 물드는 나무 숲길로 나란히 걸어가시는 두 분 할머니 다정하고 편안해보이셨다 특히 두 분 손에 들린 집게와 길의 쓰레기를 담은 검은 비닐봉지 아름다우셨다!

한밤중의 감사

‘한 밤중의 감사’ 문득 잠을 깼다. 한밤중 3시가 좀 넘은 시간 다시 잠을 자려고 뒤척이는데… 순간 철렁했다 숨이 편하게 쉬어지지 않는 것 같다 들이 마시고 내 뱉기가 힘들었다 마치 두꺼운 몇겹의 마스크라도 쓴 듯 들이마셔도 끝까지 안들어오고 내뱉어도 숨이 시원하게 나가지지 않는다 이전에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와서 밤새 시달릴때 딱 그랬던 것 처럼… 자세를 바꿔 눕고 천천히 심호홉을 했다 다행이다!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하나님! 고마워요 정말 감사해요! 돈 안주셔도 직장 안주셔도 밤에 숨 잘 쉬는 심장 주셔서 고마워요! 집 안주셔도 좋은 차 안주셔도 출세 못하고 멋진 얼굴 안주셔도 뭘 안해주셨어도 이렇게 밤에 편히 자는 건강 주셨으니 그럼 되었어요! 뭘 더 바라겠어요? 부디 이 세상 떠나는 날까지 숨이라..

천국에도 비 오고 바람 부나요?

‘천국에도 비오고 바람 부나요?’ 가끔 진짜 궁금했지요 천국은 비도 안오고 365일 맑기만 한지 춥지도 덥지도 않고 늘 봄날 같은지… 그래도 사막 안되고 사방이 푸르고 나무도 열매를 맺는지도요 슬픔을 겪은 사람이 기쁨을 감사하고 고난을 넘은 사람이 은총을 깨닫고 외로움에 몸서리친 사람이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의 법칙이 천국은 적용이 안되는건가요? 거기는 늘 평안하고 늘 풍족하고 그래도 늘 감사를 느끼고 소중히 여길까요? 그럴 수 있다면 참 다행이겠네요 그런데… 이상한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천국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나라가 임하옵시고…’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도 이루어지기를’ 주기도문의 구절이 자주 입가를 맴돕니다 하늘나라의 모든 신비한 상황이 그대로 여기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소..

미안해… 애물단지처럼 대해서

‘미안해... 애물단지처럼 대해서' 오랜 폭염과 높은 습도에 지친 몸처럼 질기게 몰려온 크고 작은 일상들이 어느날 지겨워 참을 수 없었습니다 욱! 발길질을 하는 나를 느끼고 갑자기 서러움에 빠졌습니다 밤낮 아무때나 품을 파고드는 아직은 작은 고양이를 밀어버린 날 몰려온 미안했던 순간처럼… 단지 손을 조금 아프게 깨물었다는 이유로 다른 날은 장난처럼 받아주고 놀았는데 변덕스런 인간 주인이 된 처참한 기분 그때 못난 내가 싫어 서러웠는데… 다시 꼭 안아주며 뺨을 부비며 사과했지요 미안해 미안해 내 기분대로 해서… 오늘 나는 다른 대상을 향해 그날 느낌으로 사과를 또 해야할른지요 미안해 미안해… 발로 차도 되는 삶도 없고 인생은 없는데 내 기분대로 변덕을 부리며 사는 내가 참 못된 주인같습니다 작은 아기 고양..

길 걷다 만난 하나님

‘길 걷다 만난 하나님‘ 길을 걷다 작은 벤치에 앉았습니다 한그루 나무는 그늘을 드리워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줍니다 그저 고맙지요 내가 뭐 하나 해준 것도 없는데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고 베풀어 주니 하늘에 조용히 흐르는 구름을 바라봅니다 세상에 쏟아지는 눈 없는 폭탄같은 아내의 난치병 불행 고지서를 받던 날 그날 하늘에 흘러가던 구름과 모양도 하얀색도 닮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안됐다는 말도, 힘내라는 말도 없는 것도 닮았습니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 서넛이 무엇이 그리 신나는지 까르르 웃고 떠들며 걸어갑니다 파란우산 빨간우산 찢어진 우산은 쓰지 않는 맑은 날이지만 작은 개천옆 길을 얼굴을 마주보며 행복하게 걸어갑니다 세상은 내가 울고 있을 때도 무심하고 내가 웃고 있을 때도 무심히 돌아갑니다 하루 하루에..

두 가지 마음 2

‘두 가지 마음 2’ ‘두 가지 마음’이라는 글을 올리고 이 글을 다시 읽어보면서 아내가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발병 초기에 아내는 이렇게 기도했지요 ‘빨리 아픈 몸이 나아서 가족들 곁에 살게 해달라고’ 그리고 병이 심해지고 중환자실을 들락거리며 여기 저기 몸의 기능들이 멈추고 통증으로 시달릴 때 어서 빨리 죽게 해달라고 기도가 바뀌었어요 세월이 좀 더 지나 이제는 기도를 할 수 없다고 아내는 결정장애자처럼 말하곤 했어요 아이들을 생각하면 조금만 더 살아서 결혼하고 가정을 가지는 날까지만 버텼으면…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편의 고생과 지친 몸을 떠올리면 이제 그만 떠났으면 싶기도 하다고요 돌보는 나도 두 가지 마음이 오갑니다 아내가 너무 망가지고 힘들어할 때는 그만 먼저 하나님께로 가는 것도 복일지 모른다며..

두 가지 마음

‘두 가지 마음’ 내가 혼자 밥을 먹지 않고 내가 혼자 잠을 자지 않고 기쁜 일 있으면 같이 기쁨을 나누고 슬픈 일 있으면 같이 서로를 위로하고 아내가 곁에 있어 함께 살아주어 그럴 수 있어서 고맙고 외롭지 않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하지만 아내가 아픈 몸을 날마다 견디고 남들이 산으로 들로 다닐 때 침상위에서 종일 지내야했고 혼자는 음식도 만들 수 없고 혼자는 화장실도 못가고 죽는 날까지 다시는 일어설 수도 없다는 그 서러운 현실을 등에 지고 사는 게 내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당신이 어느날 이 세상을 떠나고 나만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질 그 날 나는 많이 힘들고 흔들릴겁니다 당신이 대답하던 순간엔 정적이 흐르고 내가 혼자 웃으면 그 하나의 웃음만 남고 내가 자다가 깨어 다시 잠을 못 이루면 나 혼자 뒤척..

내 맘대로 사는 거 신나잖아요?

‘내 맘대로 사는 거 신나잖아요?’ 사람들이 그래요 ‘어떻게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살겠어?’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내 맘대로 살 수 있으면 꽤 신나고 행복할 거 같지요? 그렇게 살 수 있어요! 해도 안해도 표 안나는 것들 아무도 간섭도 강요도 않는 것들을 나만의 시간, 나만의 장소에서 내 맘대로 선택하며 사세요 퇴근길을 나만의 여행코스로 만들기 쉬는 날에 힘겨운 친구 찾아 같이 밥먹기 작은 돈 모아 기부단체 들르기 수시로 웃는 아이들 사진찍어 모으기 목록 만들어 차례로 맛있는 음식 먹기 개방한 성전을 찾아 한시간 지내기 …. 등등 나만의 세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곳은 자유가 넘치고 내 맘이 원하는 것들을 하는 온통 행복한 내 세상이 될것입니다 누구도 방해하지 못하고 자유로운 나만 누리는 행복한 시간..

내 맘대로 사는 거 신나잖아요?

‘내 맘대로 사는 거 신나잖아요?’ 사람들이 그래요 ‘어떻게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살겠어?’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내 맘대로 살 수 있으면 꽤 신나고 행복할 거 같지요? 그렇게 살 수 있어요! 해도 안해도 표 안나는 것들 아무도 간섭도 강요도 않는 것들을 나만의 시간, 나만의 장소에서 내 맘대로 선택하며 사세요 퇴근길을 나만의 여행코스로 만들기 쉬는 날에 힘겨운 친구 찾아 같이 밥먹기 작은 돈 모아 기부단체 들르기 수시로 웃는 아이들 사진찍어 모으기 목록 만들어 차례로 맛있는 음식 먹기 개방한 성전을 찾아 한시간 지내기 …. 등등 나만의 세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곳은 자유가 넘치고 내 맘이 원하는 것들을 하는 온통 행복한 내 세상이 될것입니다 누구도 방해하지 못하고 자유로운 나만 누리는 행복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