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걷다 만난 하나님
‘길 걷다 만난 하나님‘ 길을 걷다 작은 벤치에 앉았습니다 한그루 나무는 그늘을 드리워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줍니다 그저 고맙지요 내가 뭐 하나 해준 것도 없는데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고 베풀어 주니 하늘에 조용히 흐르는 구름을 바라봅니다 세상에 쏟아지는 눈 없는 폭탄같은 아내의 난치병 불행 고지서를 받던 날 그날 하늘에 흘러가던 구름과 모양도 하얀색도 닮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안됐다는 말도, 힘내라는 말도 없는 것도 닮았습니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 서넛이 무엇이 그리 신나는지 까르르 웃고 떠들며 걸어갑니다 파란우산 빨간우산 찢어진 우산은 쓰지 않는 맑은 날이지만 작은 개천옆 길을 얼굴을 마주보며 행복하게 걸어갑니다 세상은 내가 울고 있을 때도 무심하고 내가 웃고 있을 때도 무심히 돌아갑니다 하루 하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