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빛은 그림자를 만든다’
내 아이는 그림자였다
엄마가 고칠 수 없는 병이 걸리고
평생을 누워서 지내야 하는 동안
혼자 잠들고
혼자 일어나
혼자 학교를 가고
세상에는 많은 그림자들이 산다
어둡고 춥고 힘겨운 사정을 품고서
모든 빛은 그림자를 만든다
모든 그림자는 빛의 동반자다
내 아이는 그림자로 살면서
빛과 평행으로 무던히 살았다
어느날부터 얼굴이 밝아지고
그림자가 등뒤로 옮겼다
오랫만에 편한 미소도 나타났다
세상의 모든 빛은 움직인다
방향이 바뀌면 그림자도 옮겨간다
한 번씩 그늘을 밝혀주는 하늘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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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15 - 모든 빛은 그림자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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