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치료는 5년이 유효기간?’
2013년 어느 날 찾아 온 심한 우울증
밤마다 가위에 눌리고 억지로 자려고 불을 끄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쉴 수 없는 고통
마치 산소가 없는 방에 갇힌 것 같았지요
‘이러다 죽을 지 모른다…’
덜컥 겁이 나서 스스로 찾아간 정신과 병원에서
우울증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지요.
석달간 속에 있는 많은 감정과 기억과 슬픔을
상담시간 두어시간씩 의사선생님을 붙잡고 하소연
그리고 타온 약을 먹고 간신히 잠에 들면서
고비를 넘겼지요.
그리고 그런대로 잘 지낸다 싶었는데…
딱 5년 뒤, 2018년.
이번에는 보호자로 지내는 내 건강에 빨간 불이 왔고
어쩌면 아내 혼자 두고 내가 먼저 갈지 모른다는
그 속상함과 걱정이 나를 덮쳤습니다
옥상으로 올라가 내 발로 떨어져 죽어야겠다는
충동을 못참고 병원 옥상으로 올라갔지요
8층 아래 차들이 달리는 도로를 보며 서러워
마지막으로 전화나 한통하자고 이야기 나누다
정신이 퍼뜩 들어 다시 정신과 병원을 찾았고
진단은… 공황장애 우울증 재발.
정말 못견딜것 같던 시기를 가까스로 몇달의 치료와
주위의 격려로 회복했는데
그 이후 5년이 지난 2023년.
다시 슬금슬금 내안에 잠자듯 숨어 있던
우울증 유령이 부활하려나봅니다.
온갖 긍정적 생각 감사의 마음이 맥을 못추고
앞으로 닥쳐올 최악의 상황들이 미리 몰려옵니다
사람이 나고 죽음을 지나가는 과정은 공평하여
누구도 피하지못하며 억울할 일 없는데
나만 겪을 일처럼 두렵고 약해집니다
아무도 도움이 안되고 나를 외면할 것 같아
서럽고 외롭고 사는 게 더 지옥같은 착각이 몰려옵니다
곱게, 아프지 않게 죽는 길이 없을까?
유혹이 막대사탕처럼 불쑥 때도 없이 충동질합니다
정말 약의 효과나 치료의 유효기간이 있는걸까요?
5년이면 그 효력이 다하는 무슨 법칙이라도 있나요?
또 병원문을 열고 들어가서 당연한 방문처럼
’선생님, 5년만에 다시 왔습니다!‘
또 치료를 시작하고 약을 먹어야 하는지…
가능하면 한 십년은 가는 약이나 치료를 받고 싶습니다
그때쯤이면 세상에 없어도 안 이상할 정도가 될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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