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기도 42 - ‘함께 걷는 여행자가 되고 싶어…’
어디를 가고 싶다고, 가고야 말겠다고 했지만
하늘로 올라가 퍼져버린 헛소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살겠다고 설계도까지 그려봤지만
공동체 쉼터 첫발을 내딛자마자 수포가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자금이 모자라 포기하고 되팔아버린
공동체 쉼터로 출발할 땅이었지만 실상은 다른 이유입니다
공동체 모임을 유지하기에는 터무니없는 내 자격없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내 부족함이 큰 이유였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꿈이야 야무지게 꾸고
말이야 바늘틈도 없이 완벽하다고 하지만
어디 실재로는 그런 경우가 얼마나 됩니까?
다들 알고 짐작하시는 대로 태반이 실패하고 그럽니다
그래도 그런 야무진 꿈이나 큰 소리 몇마디쯤은
있어야 또 사는 맛도 나고 체면도 서는 거 아닙니까?
남들에게야 이런 저런 변명도 할 수 있고
니는 뭐 말한대로 다 이루며 사냐? 따질수도 있지만
내 자신에게는 점점 거짓말도 핑계도 하기 주저됩니다
나는 알기 때문입니다. 내게는 그럴 능력이 없다는걸…
어떤 지식인이 배울수록 자신이 모르는게 많다는 거
그걸 알게 되더라고 인정할 때 참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그 말, 그 인정한다는 거 쉽지 않고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제대로 배우시는 경지가 놀라웠습니다
배울수록 모르는게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 지식인이
생각외로 보기 드물다는 진실을 누군가 말하더군요.
이 길도 저 방식도 다 접었다고 살지 않을 수는 없지요
뭔가는 하고 어딘가로는 한발씩 나가기는 해야하니까요
제자리에서 밥만 축내고 나에게도 남에게도 아무 유익없는
무익한 사람으로 일생을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마땅한 롤모델을 찾아 허리춤이나 바지끝이라도
붙잡고 따라 가보려고 합니다. 폼이 안나도…
근데 주님보다 마땅한 모델이 땅위에는 없지요?
어떤 잘난 사람도 허술하고 변하는 구석이 있으며
자기 맘에 안들때는 분노하고 급한 상황에 마주치면
자신외에는 다 버릴수도 있는 나약한 존재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주님은 오직 하나의 길, 흔들림없이
끝까지 걸어가실 가장 완벽한 여행자시며 리더입니다
목숨을 내어놓으면서도 자신을 등지고 배신한 이에게까지
미워하지 않은 분은 그분외에는 없습니다
허기진 제자들이 고기잡이 배에서 돌아올 때 해안가에서
물고기를 불에 구워 놓고 기다리는 자상한 분입니다
풍랑을 두려워할 때 몸소 물위에 서서 잠재운 분입니다
형제를 생명을 잃은 슬픔에 본인도 눈물로 울며 위로하며
죽음의 동굴에서 불러내어 다시 살리신 권능의 분입니다
이러니 이 분외에 나의 남은 일생을 곁이나 뒤에서 따라갈
마땅한 분이 있겠습니까? 오직 그분 뿐입니다.
이 노래를 부르며 따라갑니다
‘갈길 몰라 헤매일때 나를 찾아 오신 주
어둠속에 방황할때 내손 잡아 주신 주
눈물 많은 세상길에 내눈물을 닦아주며
염려마라 염려마라 내마음을 달래시네
내십자가 내가지고 주님따라 가는 길
내마음이 무너지고 내몸지쳐 쓰러질때
무거운짐 대신지고 길동무가 되신 주
일어나라 일어나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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