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참 다행인 거 하나! 나도 아버지가 계시다는

희망으로 2022. 2. 12. 08:05

 

 

‘참 다행인 거 하나! 나도 아버지가 있다는’

 

꿈속에서 아주 어릴때 아들을 만났다

잔뜩 화가 난 얼굴인데 물어보니 말을 안한다

씩씩거리는 마음이 딱하기도 한데 참아지지도 않아 보인다

아들을 안고 시골길을 걸으면서 말했다

 

“아들아, 사람이 속상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마음안에 불덩이가 생겨 부글부글 끓는단다

그래서 남들이 재미난 일이 있어 웃어도 같이 못웃는데

난 화가 나는데 지들만 웃어? 그러며 또 화가 난데

잔뜩 불편해진 맘은 누군가 실수하거나 꼬투리 잡히길 바라지

작은 일도 크게 부풀리고 나쁘게 해석해서 공격을 하게 되지

말하자면 화풀이를 하는 거지…”

 

아들이 그렇다고 생각을 하는지 좀 풀린 건지 말을 했다

“친구가 막 억지를 부리는 거야

자기는 큰 가시로 찔려도 하나도 안아프다며

그것도 못 참는 애들이 엄살을 부리며 운다며

나를 가시로 찔렀어…”

 

아하, 그랬구나!

아픈데 말하려니 못난 애 소리를 듣겠고 

안아픈척 하려니 아프고, 그 아이는 자기를 찌르고도 

안 아픈 척 말하니 기가 죽기도 하고…

그래서 속이 부글부글 불편했구나

 

“많이 속상했지? 그런 바보같은 놀이를 당했으니

화가 날만하네! 그건 거짓말이거나 안 아픈 사람이 이상한거야!”

 

아들은 내 말에 안심이 되는지 얼굴이 편해지고 웃었다

다시 예전의 밝은 아들로 돌아 왔다

 

“아들아, 그렇게 속상하거나 슬프거나 억울하면 

그 뒤로 점점 안좋은 일이 생기게 하는 나쁜 쳇바퀴에서

얼른 벗어나야해! 안그럼 더 망가진단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처럼 말을 하는거란다

가능하면 자기를 이해해주는 좋은 사람들에게!

그러면  편해진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웃는 일에는 웃고 남들에게도 비뚤어진 억지를 안부리지!”

 

아들과 시골 길을 걸으며 기분 좋게 꿈을 깼는데…

뒷 생각이 한참 몰려왔다.

‘그러게, 너도 좀 그렇게 살지…

왜 그렇게 말도 못하고 평생 이런 저런 미운 맘 꼬인 맘으로

겉으로는 대범한 척 속으로는 부글거리며 남들을 이중적으로 대하고 

오래 못벗어나며 살았대? 에구, 어린 아들만 못했네…’

 

그래도 크게 길게보아 결론은 기분이 참 좋았다

아들의 불편한 마음을 풀어주고 안고 길을 걸은 느낌도 좋았고

가장 마지막 생각 하나는…

‘참 다행이다! 내게는 아무 때나 아무 일이나

다 털어놓고 말하고 맘 풀수 있는 하나님이 계셔서~ 

못났다 안하고 남에게 퍼뜨리지 않는 듣기 전문 아버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