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도 보고 발 아래도 보고’
차에 설치된 네비게이션이 12년차가 되더니 자꾸 오작동이 나옵니다
날씨가 조금만 추우면 ‘아예 설치가 안되었고 메모리카드가 없다’는
메시지가 나오며 메인 메뉴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행히 나와도
20~30분 가는 동안도 먹통에 버퍼링 표시만 진행중으로 빙빙돕니다
매립이 된채로 산 중고차라서 교체도 만만치 않고 그냥… 탑니다
가까운 곳은 도착할 때까지 아직 준비중일때도 있어 웃기도 합니다
“계속 수고해! 우린 내린다!” 그러기도 합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다 가난한 차 주인인 제 탓이니…
예전 네비가 없을 때는 오히려 지도를 펴고 볼펜으로 체크해가며
전국도 다녔고 유럽에서도 운전을 했지만 그때는 젊었고
지금은 나이가 들어 그럴 자신도 없어서 낭패를 느낍니다.
그것도 시골은 차를 세우고 길을 물어보기라도 하지만
도시에서는 정말 낯선 곳은 네비가 없으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스마트폰의 네비가 있어 해결을 합니다
비슷한 느낌이 들었을 때가 있습니다.
작은 산길을 걷는 동안 종종 발이 걸려 넘어질 뻔 합니다
멀리 앞만 보다가 발아래 나무뿌리나 굵은 돌덩이에 걸립니다
처음가는 산을 등산할 때 종종 듣는 주의사항도 그랬습니다
가야할 목적지를 길 잃지 않으려면 중간 중간 먼 곳을 봐야하고
멀리만 보며 걷다가는 발을 다치기도 하니 발 앞도 봐야한다!고…
너무 당연한 그 비결을 살면서도 종종 잊고 실수를 합니다
가야할 목적지 먼 곳만 보며 성급하게 살다가 눈앞의 하루
곁의 사람들을 소홀이 여겨 실패와 상처를 주고 받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오늘 오늘만 급급하며 살다가 늙어버린 후
길을 잃거나 엉뚱한 곳으로 흘러 인생을 후회하기도 합니다
여행중에도 잠시 골목이나 버스를 착각하여도 목적지 방향만
놓치지 않으면 크게 벗어나지 않고 제자리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라는 말도 있나봅니다
오늘도 하루라는 발 앞의 작은 장애물들을 살피며 조심합니다
동시에 긴 날동안 걸어가야할 먼 곳의 목표도 수시로 확인해봅니다
둘 다 너무도 중요한 현실이고 성실히 임해야할 대상입니다
늙어가는 내 처지가 오래되어 고장나는 네비와 닮아가는 듯해서
가끔은 기분이 무겁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나마 내 인생의 네비인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들은
늙지도 에러도 나지 않는 것이 천만 다행 복중의 복입니다
할렐루야! 아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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