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희망으로 2021. 8. 29. 09:11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아내가 옷에 변을 싸고 말았다.

어렵게 화장실을 다녀온 뒤 잔변이 나온 것 같다

배탈이 나면 그럴 수도 있으니 별 일 아니다

문제는 그러고도 몰랐다는 거

무려 서너시간이나 지나 소변을 보려다 알았다

아내는 그 무감각에 놀라고 서러워했다

그 감각도 둔해지다니… 울먹이면서

옷을 갈아 입히고 손빨래를 하고 돌아오는 나에게 말했다

 

“당신 없으면… 그러다 이런 일 생기면 어떻게 살아?”

“걱정마! 단 하루라도 내가 당신보다 더 살게!”

 

말은 용감하게 해주었지만 속은 겁이 났다

마음대로 안되는 일 중의 하나가 죽고 사는 거다

내 맘대로 될까? 그 일이…

그 시간 이후로 여러 고민들이 돌덩이처럼 누른다

손에 약을 쥐고 내가 갈때 얼른 먹여서 같이 갈까?

내 보험을 들어 누군가 돌보도록 재산을 남겨줄까?

 

우리앞에 남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이 근심을 줄일까?

이 상실되어가고 막막해지는 진행에도 서럽지 않을까?

질문은 많이 생기지만 답도 없고 기분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 들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창세기 28:15’

 

하나님은 우리가 얼마나 사는지에 관심보다

어떻게 사는지에 늘 관심이 있으셨다

어디에 성공적으로 도착하는지 결과보다

어느 쪽으로 가려는지 방향에 더 관심두셨다

무엇을 하는지보다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죽고 사는 것보다 같이 동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셨다

 

다행이다

내 고민이 조금 줄어 든다.

내일에 닥칠 많은 일보다 오늘 지금 같이 가는 게

하나님의 기쁨이고 자랑이고 욕심이라는 것과

또한 나의 평안이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내가 뒤에 옆에 따라가잖아!

뭘 할수 있을지, 어떻게 될지 고민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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